제주 서귀포 앞바다에 일렬로 늘어선 범섬·문섬·섶섬이 약 80만 년 전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 섬이 거의 직선으로 배열된 점을 근거로 당시 제주 남부 해역에서 선상(線狀) 화산활동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새롭게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2025년부터 추진 중인 제주도 전역 지질도 구축 사업 과정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라산 일대 지질도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현재 제주 전역의 오름과 화산지형을 대상으로 형성 시기와 분출 순서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대상인 범섬과 문섬, 섶섬은 서귀포 앞바다 약 8㎞ 구간에 일렬로 위치한 화산섬이다. 기존 칼륨-아르곤(K-Ar) 연대측정에서는 문섬과 섶섬의 형성 시기가 약 73만 년 전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보다 정밀한 아르곤-아르곤(Ar-Ar) 연대측정법을 적용해 형성 시기를 새롭게 분석했다.
분석 결과 범섬은 80.4±0.4만 년, 문섬은 82.4±0.8만 년, 섶섬은 79.6±0.3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섬은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 모두 동일한 연대가 확인돼 분석 결과의 신뢰성도 확보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세 섬이 약 80만 년 전후의 비슷한 시기에 형성됐고, 거의 직선상에 배열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당시 제주 남부 해역에서 하나의 선을 따라 화산활동이 이어진 선상 화산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는 암석과 광물의 화학조성을 추가 분석해 세 섬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마그마 공급계와 연관됐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또한 제주 남서부의 산방산과 각수바위, 원만사 등 약 80만 년 전후에 형성된 조면암질 화산체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 제주 남부 고기 화산활동의 시공간적 전개 과정도 밝힐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도내 오름 90여 개의 분출 시기 자료를 수집·정리한 작업의 후속 연구다. 세계유산본부는 범섬·문섬·섶섬의 형성 시기를 정밀하게 규명한 이번 성과가 제주 화산활동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제주 자연유산의 형성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