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더데오름 지하서 ‘산방산급’ 거대 용암돔 흔적 첫 확인

제주 서귀포시 더데오름 지하에서 산방산에 버금가는 규모의 고기(古期) 조면암질 용암돔 흔적이 처음 확인됐다. 현재는 높지 않은 오름으로 남아 있지만, 과거에는 대형 화산체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주 화산활동사 연구에 새로운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인근 고심도 시추공 조사 결과, 지하에 거대한 조면암질 화산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추진 중인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의 일환이다. 연구진은 올해 도내 고심도 시추공 13곳에서 확보한 시추코어를 대상으로 기록화와 암석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이 더데오름 북동쪽 약 200m 지점의 시추공을 조사한 결과, 지표에서 약 109m 깊이까지는 여러 층의 용암과 퇴적층이 분포했지만, 그 아래 지하 109m부터 현재 시추가 진행된 330m 깊이까지 약 221m 구간에서는 더데오름을 이루는 암석과 동일한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확인됐다.

시추 자료와 지형 분석을 종합한 결과, 더데오름의 용암돔은 최소 해발 -132m부터 정상부인 해발 228.4m까지 360m 이상 규모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산방산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현재 해발 228.4m, 비고 48m에 불과한 더데오름이 과거에는 산방산과 같은 거대한 용암돔이었지만, 오랜 기간 주변 용암류에 덮이면서 현재의 작은 오름 형태만 남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시추가 진행 중인 지하 330m에서도 조면암체의 하부 경계가 확인되지 않아 실제 화산체는 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더데오름 조면암돔은 산방산의 현재 기저보다 182m 이상 낮은 해발 -132m 이하에서 형성된 것으로 분석돼 산방산과 비슷하거나 더 이른 시기에 생성됐을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현재 시추코어에서 채취한 암석 시료를 대상으로 정밀 분석과 연대측정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 구체적인 형성 시기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더데오름과 산방산 등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의 형성 관계를 규명할 방침이다.

연구진은 “지표에서는 작은 오름으로 보이는 더데오름 아래에 거대한 조면암질 화산체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며 “제주 화산활동의 역사가 현재 지표에 드러난 모습보다 훨씬 복잡하고 입체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시추코어는 제주 지하 화산활동의 역사를 담은 귀중한 연구자산으로, 한 번 훼손되면 다시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시추자료가 제주 화산활동사를 밝히는 핵심 자료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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