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의숙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교육의원 시절 자신이 내세웠던 핵심 가치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며 교육계 안팎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며 강력히 반대했던 정무부교육감 직제는 유지 수순을 밟는 반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학생 안전의 컨트롤타워인 ‘안전국’은 폐지 및 기능 분산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본격적인 조직개편 작업을 앞두고 현재 내부 의견 수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 교육감의 공약인 ‘제주4·3교육과’ 및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담당관’ 신설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최대 뇌관은 정작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집행부 시절 도입됐지만 2년째 공석 상태인 정무부교육감 직제의 처리 방향과, 학교 재난·교통·시설 안전을 총괄해 온 ‘안전국’의 폐지 및 기능 분산 여부다. 교육청 안팎에서는 안전국을 폐지하고 안전관리 기능은 교육국으로, 시설 및 노사 업무는 행정국으로 쪼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제는 이러한 개편 방향이 고 교육감의 과거 의정활동 및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고 교육감은 교육의원 재직 당시인 지난 2024년 7월 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김광수 교육감의 정무부교육감 신설 조례안을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감대 없는 속전속결 밀어붙이기”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등 국가 사무 대응을 이유로 든 교육청의 주장에 대해 “제주특별법상 교육특례 취지와 맞지 않으며 타당성이 빈약하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무부교육감에 대한 취임 후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폐지 조례안을 내기는커녕 “이미 조례로 제정된 직제”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임명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공석으로 유지하는 등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비판자일 때는 ‘밀어붙이기’라며 철회를 요구하더니, 집행 권한을 쥔 뒤에는 정무직 자리를 챙겨두려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후보 시절 내내 강조했던 ‘안전’ 공약은 조직 개편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고 교육감은 선거 당시 “학생 안전은 개인과 학교의 부담이 아닌 교육청이 직접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며 안심택시 도입과 안전통학로 구축 등 공공 책임성을 거듭 약속했다.
그럼에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안전국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안전 기능이 교육국과 행정국으로 분산될 경우, 복합 위기 상황에서의 신속한 지휘 체계가 마비되고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종합하면 자신의 핵심 공약인 제주4·3교육과와 직속 교육활동보호담당관 신설에는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작 학생들의 물리적 안전망인 안전국은 없애고 과거 자신이 격하했던 정무부교육감 직제는 유지하려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감대 없는 졸속 개편을 비판하며 민주적 정당성을 외쳤던 고 교육감이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식의 선택적 논리로 조직개편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교육계의 냉소가 짙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