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이 도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건너뛰고 방송 대담에 출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비전이나 집행 계획 없이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으며 빈축을 사고 있다.
고 교육감은 지난 13일(화) KBS제주 7시 뉴스 대담에 출연해 취임 100일의 소회를 전했다. 최대 현안인 ‘입학준비금’ 삭감과 관련해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묻는 앵커의 질문에 고 교육감은 “어려워진 재정 여건을 반영해 변화가 불가피했다”며 “아직 다 확정되지는 않았고, 부서에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즉답을 미뤘다.

주요 핵심 공약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공약 실천 계획 발표 지연에 대해서는 “10월 말까지 도민 여러분께 발표하겠다”고 했고, 체육고등학교 신설 여부 역시 “올해 말까지 결과를 말씀드리겠다”며 결론을 유보했다. 사실상 대담 내내 “아직 검토 중”이거나 “나중에 발표하겠다”는 식의 알맹이 없는 답변이 12분 대담 내내 주를 이뤘다.
민선 단체장에게 취임 100일은 선거 과정에서 흩뿌린 공약들을 행정의 언어로 구체화하고, 향후 4년의 명확한 청사진을 도민들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는 자리다. 도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가장 공적이고 기본적인 소통 창구임에도 불구하고, 고 교육감은 공식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방송에 출연해 모호한 언어의 성찬을 벌인 것이다.

이 같은 교육감의 행보를 두고 교육청 일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책의 타당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고 도민의 알권리를 대변해야 할 공식 기자회견은 회피한 채, 일방적인 메시지 발신이 수월한 방송 대담만 선택한 것은 도민과 언론을 기만한 ‘선택적 소통’이라는 판단에서다. 취임 100일이 되도록 핵심 공약조차 확정하지 못한 행정의 준비 부족을 가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패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소통 부재와 정책 혼선은 고스란히 여론의 냉혹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전국 교육감 직무수행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고 교육감의 지지율(긍정 평가)은 41.3%를 기록하며 전국 9위로 내려앉았다. 취임 첫 달인 7월(49.8%, 전국 3위)과 비교해 불과 두 달 만에 8.5%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도민의 알권리를 외면한 100일 행보와 공약 파기 논란 속에서, 고의숙 교육감을 향한 도민들의 시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