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10월 12일(월) 오후 5:30~6:00
#뷰의_세계
[앵커] <탐나는 제주>가 지난주부터 선보이고 있는 새로운 코너죠. 꼼꼼한 언론 모니터와 분석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의 현명한 미디어 소비를 돕는 <제주 뉴스 톺아보기> 두 번째 시간입니다. 코너의 길라잡이 고재일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도 ‘신문의 얼굴’ 1면 사진 소개로 문을 여신다고요?
[고재일] 변화하는 우리의 일상과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일간지 1면 사진 가져왔습니다. 먼저 지난 6일자 <뉴제주일보> 1면인데요. 어제 막을 내렸죠. 제59회 탐라문화제를 준비하는 모습인데요. 코로나19로 대면 콘서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량용 방역기를 설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으로 가을냄새 물씬 나는 사진 두 장을 골라봤는데요. 7일자 <제주일보> 사진입니다. 구이로 먹어도 맛있고 국으로도 훌륭한 제주의 대표 생선 옥돔 아니겠습니까. 제주시 한림항에서 옥돔을 말리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는데요. 가을볕과 바닷바람, 시간이라는 양념을 더해 도민들의 입을 기쁘게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을의 풍경하면 또 ‘가을 걷이’ 빼놓을 수 없죠. 8일자 <제민일보>는 제주의 유일한 논농사 지역인 하논 분화구의 가을걷이 장면을 1면에 소개했습니다.
#주목_이_뉴스_1
[앵커] 한 장의 사진 만으로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올라오고 벼이삭의 물결치는 소리까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인상적인데요. 코로나19로 모든 게 바뀌었지만 어김 없이 찾아온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삶은 계속되고 그만큼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해서 한 주 동안 주목한 뉴스 소개하신다고요?
[고재일] 지난 9일이 바로 제574돌 한글날입니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언론은 다양한 기획보도를 준비하는데요. 특히 무분별한 외래어의 사용을 지적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올해는 ‘언택트’, ‘드라이브 스루’처럼 유독 정체 모를 외래어가 범람했고 이를 언론이 여과 없이 사용한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저도 이런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입니다만, 언론은 특히 언어 사용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겠죠.
최근 사례 하나 가져왔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선보인 ‘가을 제주 웰니스 관광 15선’ 사진인데요. 웰니스가 뭔지 봤더니 참살이의 영어 표현인 ‘웰빙(Well-being)’, 행복과 건강의 영어단어인 ‘Happiness’와 ‘Fitness’를 합친 합성어라고 합니다. 신체와 정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뜻한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우리 말이 있는 단어를 합쳐서 새로운 영어식 신조어를 만드는 것도 이상하지만, 언론이 이 단어를 그대로 받아서 사용해야 했을까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앵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참고로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코로나19 순화언어를 소개해 드리자면요 언택트는 ‘비대면’, 비말은 ‘침방울’, 드라이브 스루는 ‘차량 이동형 진료’,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우울’ 등으로 바꿔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주목_이_뉴스_2
[고재일] 시청자 여러분께 한글날 기획기사를 좀 소개해 드리려 했는데요. 올해는 유독 눈에 띄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찾은 것이 지금 보시는 기사입니다. 지난 8일자 <뉴제주일보> 기사인데요. 지난 2017년부터 국어기본법에 따라 모든 행정기관에서는 ‘국어책임관’을 배치하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려운 행정용어를 쉽게 고치고 직원들을 교육하는 역할인데요. 전문성이 필요함에도 과장급 행정직원이 이를 겸직하고 있어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로케이션 유치지원 사업’, ‘아트플랫폼’, ‘레지던스 ’처럼 외국어 표기 사업이 난무하게 된 것 아니냐고 진단했는데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 확보와 전문가 채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기사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어의 보존 못지 않게 제주어의 전승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 같은데요?
[고재일] <KBS제주>가 관련 보도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7시 오늘 제주’에서 제주어 전문가인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을 초청해 제주어 보존 현황과 과제에 대해 대담을 진행했고요, 제주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을 리포트로 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사의_탄생_1
[앵커] 아름다운 한글 사용과 제주어 보존과 전승에 지역 언론이 보다 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접근했으면 합니다. 다음은 문제의 기사 가져 오셨다고요?
[고재일] 바야흐로 국정감사 시즌입니다.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1년 동안 준비한 각종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문제점을 쏟아 내며 이른바 ‘국감 스타’를 꿈꾸고 있는데요. 제가 대충 확인해 보니까 도내 일간지를 기준으로 하루 10개 가까운 국감 기사를 쏟아내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의원실이 제공한 보도자료를 맹신한 결과 ‘정확하지 않은’ 뉴스를 생산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최근 5년 동안 제주의 가뭄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난 주 제주 지역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기사의 출발점이 바로 서귀포시 지역구인 위성곤 국회의원실이 지난 4일 발표한 보도자료인데요. ‘제주 가뭄 피해 전국 최고 불구, 관련 예산 최저’라는 제목인데요. 최근 5년 전국의 가뭄 피해 면적 7만5천ha 가운데 제주는 2만1천ha로 3분의 1에 달하고 있지만 예산 지원이 4.6%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내용만 보면 제주의 가뭄 피해가 꽤나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어느 부분이 잘못돼 ‘정확하지 않은’ 뉴스가 나왔다는 얘기인가요?
[고재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자료가 나왔는데요. 제주도의 설명에 따르면 피해 면적 산출에 차이가 있는데 이게 완전히 무시됐다는 겁니다. 다른 지역은 ‘논 마름 현상’처럼 피해가 극심해 수확이 사실상 어려운 면적이 합산된 반면, 제주는 단순 단순 ‘시듦’ 현상이 관측된 면적까지 피해 지역에 포함되면서 상대적으로 많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예산 역시 농업의 형태에 따른 차이라는 겁니다. 논농사인 경우 저수지 조성처럼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이 투입되지만, 관수 시스템을 사용하는 제주의 밭농사는 많은 예산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입니다. 결국 통계에 나온 숫자만 주목하다보니 정작 실제 모습이나 현상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의_탄생_2
[앵커]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볼까요? 외국인 선원 보도에 대한 문제점 얘기하고 싶다고요?
[고재일] 단 한 가지 원인으로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언론이라면 단편적인 조명 대신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향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난 주 도내 언론들이 <외국인 선원 고용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에 대한 최종보고회> 소식을 전하며 “불법 브로커로 이탈 빈번” “선원 관리 미흡 무단이탈 부채질” “선원 이탈 지속…관리 일원화 시급” 등 외국인 선원들의 불법 이탈 현상의 이면에 불법 브로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사를 전했는데요. 임금체불이나 폭행, 불안전한 작업환경 등이 해마다 인권침해 사례로 지적된 점을 감안하면 보다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듭니다.
[앵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주 뉴스 톺아보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