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2월 1일(월) 오후 5:30~6:00
[앵커] 꼼꼼한 언론 모니터와 분석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현명한 미디어 소비를 돕는 <제주 뉴스 톺아보기> 코너입니다. 코너를 여는 일간지 1면 사진으로 어떤 것을 가져오셨을까요?
[고재일] 첫 번째 사진은 순간 포착이 돋보이는 컷을 가져와 봤습니다. <뉴제주일보> 26일자 1면 사진인데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해안가에 철새이자 물고기 사냥의 명수 가마우지와, 물고기 사냥이라면 나도 빠질 수 없다는 고양이가 나란히 갯바위에 올라 무언가를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누가 먼저 잡을까’라는 사진 제목에서 보듯 두 사냥의 명수가 경쟁이라도 펼치듯 모든 신경을 곤두 세우며 주변을 살피고 있는데요. 고양이와 가마우지가 서 있는 갯바위 너머 물 위에는 둥둥 떠 있는 청둥오리떼의 모습은 가마우지나 고양이와는 달리 ‘망중한’이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여유로운 것 같습니다.
[앵커]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이, 동물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시청자 여러분들도 흐뭇한 표정으로 첫 사진 지켜보셨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사진도 동물 사진 가져 오셨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풍경으로 영주12경이 유명하죠. 그 가운데 하나인 ‘고수목마’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라산 입구에 있는 마방목지입니다. 28일자 <제주일보> 1면 사진에 마방목지를 찾은 새로운 손님을 포착했습니다. 아마도 가족으로 보이는 노루 무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인데요. 겨울을 나기 위해 축산진흥원으로 거처를 옮긴 말들을 대신해 넓은 방목지를 유유히 다니다가 사진기자분께 포착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때 유해동물로 지정되며 대규모 포획이 이뤄져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하는데요. 사진 속의 노루 가족들 올 겨울을 무탈하게 보냈으면 합니다.
[앵커] 올 겨울은 유난히 많은 폭설과 한파 때문로 먹이 활동이 힘들어진 노루가 방목지까지 내려온게 아닐까 싶은데요. 운전하며 지나시는 분들께서는 ‘로드킬’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사진으로 넘어가죠?
[고재일] 동물에 이어 이번에는 식물을 담은 일간지 1면 사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한라일보>가 26일자 신문에 나무약수로 불리는 고로수 수액 채취 모습을 담았습니다. 약 10년 전부터 제주 지역 곳곳에 분포한 고로쇠 군락지를 중심으로 수액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수액이 얼어붙어 채취할 수 없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제주에서는 1월부터 수액 채취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지난주 겨울치고는 날씨가 좀 포근했죠. <제민일보>가 27일 1면 사진으로 겨울비 속에 꽃망울을 터뜨린 제주시 오라동 월정사 경내의 매화를 소개했습니다. 빗속 산책을 즐기는 누군가의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절기상 봄이 시작되는 입춘이 이틀 후로 다가왔더라고요. 움츠렀던 우리들 마음도 봄꽃이 활짝 피길 기원하겠습니다. 계속해서 뉴스 보도의 이면을 소개하는 순서죠. 어떤 기사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고재일] 이승택 문화예술재단 이사장 등이 지난 19일 가파도 출장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재단이 3월부터 수행해야 할 사업의 인수를 앞두고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라도 하는데요. 인터넷신문 <제주의소리>가 25일 ‘이승택 문예재단 이사장, 이번엔 도립미술관장과 가파도로 우르르’ 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사장의 이번 출장을 비판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맞춘 공무원 출장 지침을 위반한 돌출행동이라며 공인으로서 코로나19 경각심이 무뎌진 것 아니냐고 성토했습니다.
[앵커] 이승택 이사장은 이미 도지사의 특별명령을 어기고 서울에서 열린 직원의 결혼식에 참석한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게 문제가 되어서 제주도로부터 엄중주의 조치도 받았죠?
[고재일] 그렇습니다. <제주의소리>는 공직자 경조사 참석을 금지한 도지사의 특별명령까지 어기고 서울을 다녀온 사례의 연장선이 아니냐고 이번 출장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기사가 제시한 제주도의 출장 지침을 보면 ‘코로나19 대응과 국민안전, 주요 과제 수행을 제외한 불요불급한 국내외 출장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무조건 출장을 다니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 자제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출장을 다니라는 예방적 조치라는 해석입니다. 제주도에 내용을 문의한 결과 “주요 과제 수행의 기준은 각급 기관장이 판단하는 만큼, 기관장인 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그렇게 판단해 출장을 다녀왔다면 문제 될 사안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차라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소속 공무원과 출자출연기관의 출장 행태를 전체적으로 비판한 보도라면 모를까 콕 집어 특정인의 출장만 문제삼는 보도는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불필요한 해석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다음으로 주의 깊게 봐야 할 기사로 어떤게 있었나요?
[고재일] 지난주 방송에서는 실체가 없는 제주은행의 네이버 인수설을 소개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는 뜬금 없는 1조원대 개발이 제주에서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 등 일부 매체가 24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번에는 카카오입니다. 한라그룹이 카카오와 손을 잡고 묘산봉 관광단지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겁니다. 출처가 어딘지 기사를 살펴봤더니 지난번 제주은행 인수설처럼 ‘업계에 따르면~’이라고 하는데요. 내막이 <제민일보> 26일 ‘묘산봉 관광단지 사업 꿈틀 도민사회 촉각’ 보도에서 조금은 확인됐습니다. 한라그룹이 묘산봉 단지 인근에 소유한 세인트포CC를 분할 매각하려다 주민들이 알아차렸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마치 대규모 투자를 받아 전체 단지를 개발할 것처럼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김녕리 주민들의 주장을 담았는데요. 급기야 마을 주민들이 묘산봉관광지구 개발사업 이행촉구와 골프장 분리매각 철회를 공식 요구했고, 한라그룹 역시 골프장 분리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합니다. 결국 1조원대의 대규모 투자설은 아직까지는 실체가 없는 겁니다.
[앵커] 한라그룹이 입장을 밝혔지만 주민들의 불만과 의문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지난주에 이어서 제주도 기자협회와 관련된 소식 준비하셨다고요?
[고재일] 지난주 제주 뉴스 톺아보기에서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를 제주도 기자협회 소속 9개사가 진행하는 것을 두고 협회에 포함되지 않은 일부 매체의 반발이 있다고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제주도 기자협회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소개해 드립니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권익 보호를 위한 친목단체의 성격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아예 지역 언론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위상이 커졌는데요. 하지만 100개가 넘는 도내 방송과 일간지, 인터넷신문과 통신사 가운데 협회 소속사는 9개사에 불과합니다. 지난 2014년 협회에 가입했다가 5년 후 제명된 <제주매일>을 제외하면, 2006년 가입한 <KCTV제주방송>이 가장 최근 등록한 사례에 속하는데요. 사실상 최근 15년 동안 신규 회원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친목 단체인 기자협회의 벽이 지나치게 높은 현상에 대해 내부 상황을 알 수 없는 도민들로서는 좀 납득하기 어려운데요?
[고재일] ‘일간신문과 방송, 통신사 소속 기자’로 정회원 자격을 한정한 회칙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협회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만, 인터넷신문은 ‘급’이 맞지 않다거나 경쟁 일간지나 방송은 기존사가 어떻게든 진입을 막는 경쟁체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제주언론학회 회장인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최낙진 교수에게 의견을 물어봤는데요. “기자협회가 기존 체제 중심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공론의 장을 통해 협회 본연의 역할을 논의하고 회원 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살펴보죠. 도내 인터넷신문의 상당수가 이른바 실체가 없는 ‘유령 언론’이라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제주도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2020년 제주지역 신문·인터넷신문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간지 22곳과 인터넷신문사 73곳 등을 대상으로 신문을 제대로 발행하고 있는지, 발행주기를 준수하는지 등을 확인했는데요. 인터넷신문사 73개 가운데 36곳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합니다. 특히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고 1년 이상 신문을 발행하지 않은 17곳을 적발했고, 이 가운데 6개는 현장 확인을 통하여 자진폐업을 권고했다고 하는데요. 나머지 11개소에 에 대해서는 신문법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따라 직권말소 처분 전 사전통지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앵커] 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민들의 알권리가 보장되는 건강한 언론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