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
▲ 방송일자 : 9월 30일(금) 오후 6:30~7:00
- 이선화 ICC제주 대표이사 후보자 ‘거짓 진술’ 의혹…최종 임명 여부는?
- 출자출연기관장 경영평가 발표…당사자들은 이미 퇴직하셨는데요
- 군자의 복수? 재밋섬 전 건물주 뒤끝 소송
[MC] 금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시사 팟캐스터 고재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정치에 실망하게 되는 순간 가운데 하나가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 또는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 코너 첫 아이템은 어제 열린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얘기 좀 해보려 합니다. 사실 이번에는 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예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었고요. 몇몇 기자들하고는 도지사가 적합인지 부적합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보고서를 뽑을 것이다. 실제 청문회 과정에서도 의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쉽고 찜찜한 분위기를 보였습니다만 결국은 적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MC] 도의원 출신 기관장의 인사청문회가 이번에도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는 기사를 본 것 같습니다만, 전문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격 판정을 내린 나름의 이유가 있겠죠?
청문특위는 “후보자는 MICE 산업 관련 전공 및 실무경험, 기업 경영을 비롯한 조직 운영 등 각종 경험이 전무해 후보자 본인마저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부족함을 인정했다”고 명시했는데요. 이어 “ICC제주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는 있으나 이를 개선할 비전과 전략제시에 있어 현실성과 구체성이 떨어져 성과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선거 보은 인사라는 도민사회 의혹을 해소할만한 충분한 답변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다만 “도의원으로서 8년간의 의정활동 경륜으로 도정 정책과 지역현안의 이해력이 뛰어나다”며 “이해관계자들과 원활한 소통과 정무적 판단 등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사실상 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전형적인 ‘인과 관계의 오류’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MC] 오늘 방송 전에 보니까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이번 인사청문회 결과에 대해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더라고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거짓 진술 의혹이 제기됐다고요?
이선화 후보자가 도의원이 되기 전에 언론사에 근무를 했는데요. ICC제주 대표이사 후보로 지명된 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회사 재직 당시 제작비를 유용해 징계를 받았다는 소문이 지역정가 안팎을 떠돌았습니다. 당연히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졌겠죠.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이, 오후에는 국민의힘 강상수 의원이 번갈아 가며 이 사안을 질의했더라고요. 회사를 명예퇴직하는 과정에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후보자 “징계를 받은 기억이 없고 사람을 조심하면서 신중해야 한다는 인생의 교훈을 많이 배웠다”고 답했습니다. 오후에는 강상수 의원이 출연료 정산이 문제가 있어 그 부분에 대한 감사를 받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만, 이 후보자 “징계는 받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친한 선배 직원도 명예퇴직을 했고, 자녀가 고3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떠난 것임을 분명히 했는데요. 결국 자신이 징계가 받은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두 번씩이나 반복을 한 것이죠. 기억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한 답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C] 그러니까 ‘거짓 진술’이라는 요건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이 후보자의 답변도 답변이지만, 본인이 실제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여야 하거든요?
이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한 인터넷 신문이 이 후보자가 재직 당시 방송 출연자와 작가들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업무추진비 등으로 돌려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실제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바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후보자 본인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것이 되고, 인사위원회 회부 사유 역시 배임 또는 횡령이라면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 볼 수 있는데요. 해당 언론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소지가 있다며 기록 또는 인사위원회 회부 사실 자체를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고요. 이선화 후보 측 역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만, 거짓 진술 의혹을 제기한 기자분에게는 물어봤더니 당사자로부터 아무런 반론이나 반박이 없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MC] 과거 인사청문회에서도 거짓 진술로 낙마한 경우가 있었죠?
2014년 제주시장 후보자로 지목된 한 언론인 출신 인사가 있는데요. 당시 도의회 인사청문특위가 ‘부적격’ 의견을 담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내정자가 과거 자신의 음주운전 사고 이력에 대해 모두발언에서 사과했음에도, 청문회를 앞두고 이뤄진 언론 인터뷰에서는 음주운전을 강하게 부인했고, 도의회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제출하는 등 말바꾸기와 거짓말 등 도덕성 자질 문제가 비화됐는데요 당시 인사청문특위는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은폐하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며 자료제출 및 질의답변 과정에서 말 바꾸기 및 거짓말 등으로 일관한 것은 지도자 덕목으로서 중요한 도덕성 및 진실성의 결여라고 규정한 바 있는데요. 결국 낙마했습니다.
[MC] 인사청문회의 적격 판정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진 모습인데요. 이선화 대표이사 후보자의 최종 임용 여부는 어떻게 될까요?
인사청문회를 거치기는 했습니다만,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어디까지나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되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제주도의 지분율이 66.3%입니다. 오영훈 도지사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요. 오늘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오 도정을 향한 강경 투쟁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가 물론 행정시장이나 정무부지사, 공기업 사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자리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정국 경색은 물론이고 자칫 오 도정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MC] 오 지사 입장에서도 다소간은 고민이 될 수도 있겠네요. 기관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 얘기 좀 해보죠. 올해 도내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 대상 기관 모두의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제주도가 지난 28일 ‘2022년 출자·출연기관장 경영평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4·3 평화재단과 사회서비스원을 제외한 12개 기관장 모두의 평가점수가 전년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기관장 평가점수가 가장 낮은 기관은 74.37점에 머무른 제주국제컨벤션센터로 나타났고요. 제주문화예술재단도 74.68점에 그쳤습니다. 두 기관은 가장 낮은 ‘마등급’으로 평가됐습니다. 제주연구원과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은 모두 70점대 중후반으로 ‘라등급’ 평가를 받았고요. 제주여성가족연구원과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다등급’, 제주한의학연구원과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제주신용보증재단이 각각 ‘나등급’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등급’ 판정을 받은 기관이 두 곳이나 있었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들 12개 출자·출연기관장들의 평균 평가점수는 80.68점으로, 전년도보다 약 7점이 떨어졌습니다.
[MC] 지금 소개해 주시는 평가 내용이 기관을 대상으로 한 평가가 아니라, 기관장의 경영 평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기관마다 평가 결과에 다소 민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책임이나 불이익이 따르게 될까요?
제주도는 각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들과 매해 성과계약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경영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도 등을 측정하는 방식인데요. 이를 결과로 재계약 여부나 성과급 수준 등이 달라집니다. 실제로 2년 연속 하위 평가를 받을 경우 해임을 건의할 수도 있는데요. 이번 출자출연 기관장 평가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결과입니다. 때문에 평가 대상이 당연히 지난해 재임했던 기관장들일 수밖에 없는데요. 때문에 이번 평가로 영향을 받게 되는 기관장은 매우 한정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MC] 이미 졸업장을 받아들고 학교문을 나섰는데, 꼭 뒤늦게 성적표를 보내는 느낌이네요. 다음 소식은 어떤 내용입니까?
중국의 격언 중에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모름지기 군자라면 순간의 화를 참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좋은 뜻인데요. 최근에 제기된 한 소송을 보면서 이 격언이 떠오르더라고요. 바로 그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잇단 논란이 일었던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입니다. 지난 27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을 상대로 약 2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누가 소송을 제기했는가 봤더니 바로 재밋섬의 옛 건물주측이라고 합니다. 김수열 이사장은 지난 8월 17일 재단으로 ‘중도금 및 잔금 지연배상금 청구소송’이 접수된 것을 확인했다며 즉각 변호사 자문을 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뜻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MC] 최초 계약금 10억원을 지급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머지 잔금 90억원까지 다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추가로 20억원의 소송이 들어오게 됐을까요?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만 원고의 청구금액은 19억9천 만원인데요. 문화예술재단과 옛 재밋섬 건물주인 재밋섬파크가 계약을 체결한게 지난 2018년 6월입니다. 재밋섬 토지와 건물을 100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달 중도금 10억원을 지급했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이후 매입 사실이 전해지면서 도내 문화예술계로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고 도감사위원회와 감사원 감사 등 일련의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이 과정에서 계약의 모든 과정이 일시 스톱되어 버린 겁니다. 계획대로라면 2차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올해 5월에야 재단측이 부동산 매입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한 것이죠. 재밋섬 측은 이 3년8개월 동안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는데요. 90억원의 지급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를 연이율 6%로 계산해서 소송가액을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부동산 매매 계약 당시 단서 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실제 법정에서 어떻게 전개가 될지는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 뉴스 톺아보기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