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도심의 재생을 유도하기 위해 고도지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고도관리방안 개편에 나선다. 제주도는 기존 고도지구 지정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준높이와 최고높이의 이원화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유지돼 온 도내 고도지구 중 문화유산보호구역, 비행안전구역 등 필수 지역만 유지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해제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주거 및 상업지역은 ‘기준높이’와 ‘최고높이’를 구분해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도에 따르면 기준높이는 주거·준주거지역은 45m, 상업지역은 55m로 설정되며, 이 범위 내에서는 별도의 심의 없이 건축이 가능하다. 반면, 최고높이는 주거지역 75m(25층), 준주거지역 90m(30층), 상업지역 160m(40층)까지 허용하되, 기준을 초과할 경우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 제주도 내 주거·상업지역의 83%인 51.7㎢가 고도지구로 지정돼 있으며, 이는 전국 평균(7.8%)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1994년 종합개발계획과 1996년 경관고도 규제계획에 따라 설정된 이들 규제는 도시 스카이라인을 낮게 유지하는 데 기여했으나, 도심 공동화, 지가 상승에 따른 외곽개발 유도, 도시관리비용 증가 등 여러 부작용도 야기해 왔다.
특히 제주시는 2023년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고밀·복합형 압축도시(Compact City)’를 새로운 도시관리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고도관리방안 수립 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번 방안은 대규모 건축물에 대한 체계적 관리도 포함한다.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나 3,000㎡ 이상의 대지에 들어서는 건축물은 조례상 용적률을 낮추고,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센티브 항목에는 녹지 및 보행공간 확보, 녹색건축물 인증, 재생에너지 활용, 임대주택 공급 등이 포함된다.
경관 관리 측면에서도, 주요 경관축과 경관구역을 설정하고 지역 여건에 맞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는 고도지구 해제에 따른 경관 훼손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제주도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19일까지 도민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중 전문가 토론회 및 도민 설명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2026년에는 도시관리계획 정비와 도시계획조례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2027년부터 새 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