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의심되는 제주신항 개발 사업…“해수부와 제주도, 형식적 공청회 밀실 추진”

제주시 탑동 매립 해안 일대
제주시 탑동 매립 후 체육 공간으로 활용되는 모습

정부와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신항 개발이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도시개발형 부동산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제주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공청회에서다. 이날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은 신항 개발의 타당성과 입지 적정성, 환경 훼손 문제, 주민 의견 수렴 방식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신항 사업의 절반 이상이 상업시설과 관광시설을 유치하는 민간 주도 도시개발”이라며 “1조3천억 규모의 민자유치를 명분 삼아 사실상 부동산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주 내항은 기능을 유지·보강하면 충분히 활용 가능한데도 해수부는 이를 폐쇄하고, 신항으로 기능을 이전하려 한다”며 “내항 폐쇄는 환경부조차 반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안 비교가 형식적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해수부는 ‘현 상태 유지’와 ‘매립 포함 개발’이라는 두 가지 안만 제시했는데, 이 사무처장은 “항만 기능 중심의 현실적인 대안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며 “제주 내항 유지 방안과 배후부지 면적 축소 방안이 대안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이 제주신항 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지 일대가 해양 생태계 1등급 지역이라는 점도 쟁점이다. 이 사무처장은 “해당 해역은 생태 보존 가치가 높은 1등급 지역으로, 매립이 이뤄질 경우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해녀 작업 어장과도 겹쳐 해양 생물 다양성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생계도 위협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어장 피해와 안전성 저하 문제는 해녀와 어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이날 참석한 해녀와 어민들은 해녀의 작업장은 없어지고, 위험부담과 유류비는 증가할 것이라며 계획 재설계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 사무처장은 “공청회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고, 사전 홍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공청회 현장에 인접 마을 주민들의 참석률은 매우 낮았고, 설명회 자료조차 준비되지 않았다.

추윤식 해수부 사무관
신용만 해운항만과장(제주도)

해수부 측은 “항만시설 관련 민자유치는 법률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추진 중”이라며 “내항 기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여객, 화물, 어선을 각각 기능적으로 분산시켜 효율화를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주민들이 요구한 보상과 어민 대상 설명회 확대, 생태계 영향 최소화 방안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현장 여건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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