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음주’ 의혹으로 본질 흐리기…노동계 “악의적 명예훼손”

30대 쿠팡 노동자 고(故) 오승용 씨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고인이 소속된 쿠팡 택배 영업점의 부적절한 대응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영업점 대표가 17일 일부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 입장문에서 고인의 음주운전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근거 없는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업점 대표는 이메일 입장문에서 “민주노총의 악의적 주장으로 하루 아침에 악덕 기업이 되어 버린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자 한다”며 “고민 끝에 제보 내용을 공개한다”고 기술했다. 그는 “고인은 발인 이후 50시간 이상 휴식했음에도 과로사가 되어 버렸다”며, 고인과 가까운 동료와의 대화를 근거로 “음주운전 의혹이 있다”, “사건 조작 시도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는 “사고 원인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산재 신청을 도울 생각”이라고 밝히면서도 “민주노총의 사실 왜곡으로 유가족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2차 가해를 가했다.

오씨의 사건은 지난 10일, 장기간 야간 배송 업무를 이어온 고인이 새벽 배송 중 사고로 숨지면서 시작됐다. 고인은 부친상을 치른 뒤 단 하루 쉬고 다시 출근했고, 노조의 자체 조사에서는 주당 최대 83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지속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과로가 누적된 구조적 사망이라며 쿠팡과 대리점의 책임을 강하게 제기해왔다.

하지만 영업점 대표의 음주 운전 의혹은 사실로 확인된 바가 없고, 경찰 조사 결과와도 어긋난다. 경찰은 사고 당시 음주 감지기 검사를 실시했으나 어떠한 알코올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재차 확인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이같은 영업점 대표의 주장을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영업점은 ‘발인 후 50시간 휴식’을 강조했지만, 이는 부친상 직후 고인이 단 하루만 쉬고 다시 야간배송에 투입된 현실을 흐리는 주장이라는 설명이다. 고인은 사고 전까지 야간·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일했고, 노조가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고인이 “너무 힘들다. 하루만 더 쉬고 싶다”고 요청한 내용도 확인된 바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쿠팡 영업점 대표는 고인에 대한 악의적 명예훼손을 즉각 중단하라”며 “사건의 본질은 명백히 장시간 야간노동과 과로 구조에 있다. 이를 개인 문제로 돌리려는 시도는 또 다른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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