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교육청(김광수 교육감)이 4일 중학교 교사 사망 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책임 회피와 축소 조사의 표본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학교 관리자의 민원 대응 실패와 병가 제한, 경위서 허위 작성 등 다수의 문제점을 인정했지만, 결론은 ‘견책·감봉’ 수준의 경징계에 그쳤기 때문이다.
강재훈 제주도교육청 감사관은 브리핑에서 “민원 대응팀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공식적으로 문제점을 시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고의성이 크지 않고 성실 근무를 해온 점을 감안했다”며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에게 감봉 또는 견책에 해당하는 ‘경징계’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사망 교사의 고통과 실패한 대응 체계를 사실상 관리자의 사소한 실수로 덮어버린 셈이다.
이날 나온 조사 결과는 곳곳에서 교육현장의 관리 체계가 붕괴돼 있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고인은 3학년 부장·담임·과학 교과를 모두 맡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업무를 홀로 떠안았고, 초과근무 기록을 넘어서는 업무량이 지속됐다. 병가 의사를 밝힌 순간조차 해당 학교 교감은 “민원이 정리되지 않았으니 병가를 쓰면 오해받는다”며 사실상 병가를 막았다. 그 이후 고인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교감이 고인과의 첫 통화를 빼고 교무부장과의 통화 내용을 자신의 발언처럼 조작한 경위서 작성 사실도 확인됐지만, 강 감사관은 “사실 왜곡 의도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결국 교육청은 학교 법인에 공을 넘겨 책임을 희석시키고, 교육청 스스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실질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기자회견 현장에 찾아온 교사유가족협의회는 “조사 결과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유족에게 단 한 차례 설명도 없이 결과를 언론에 발표한 것은 무책임을 넘어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청이 고인을 추모하기보다 ‘조기 수습’에 급급했다는 의구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