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쿠팡 새벽배송 업무 중 사고로 숨진 고(故) 오승용 씨에 대해 산업재해를 공식 인정했다. 새벽배송 노동 구조와 과로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된 지 한 달여 만에, 국가가 업무상 재해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는 4일 성명을 내고 “고인의 죽음이 개인의 과실이 아니라 살인적인 노동환경이 빚어낸 업무상 재해임을 국가가 뒤늦게나마 인정한 것”이라며 “산재 승인은 예견된 참사였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이 사고 당시 쿠팡의 새벽배송 구조 속에서 충분한 휴식 없이 장시간 노동을 반복했고, 심야·새벽 시간대의 위험한 운행과 과도한 물량을 감당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고(故) 오승용 씨는 사고 전까지 쿠팡의 새벽배송을 수행하며 주당 80시간 안팎의 장시간 노동과 밤 12시 이후 초심야 운행을 반복했으며, 부친상 직후에도 단 하루만 쉬고 다시 배송 업무에 투입될 만큼 휴식이 구조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산재 인정은 이미 국회 차원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뤄진 사안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노동환경 실태 파악을 위한 청문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승용 씨의 사망은 산업재해에 해당함이 상당해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청문회에는 유가족도 방청인으로 참석해 “쿠팡 측이 장례식장에 한 번도 오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연락조차 없다”며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산재 인정과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노조는 “쿠팡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고인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유가족에게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번 산재 인정은 새벽배송 노동 구조 전반을 재점검하라는 사회적 경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