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출퇴근 길에 내걸린 ‘가짜 IB 현수막’…교육당국은 ‘방법 없다’ 팔짱만

제주 지역의 주택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분양 시장 전반이 깊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수요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브랜드 아파트들조차 분양 성패를 가를 홍보 문구 하나하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신규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IB를 전면에 내세운 거짓 홍보를 벌이며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해당 모델하우스는 지난해부터 외벽에 ‘신축 오등봉초교(가칭) 개교 확정! 글로벌역량학교, IB프로그램 지정’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신설 예정인 오등봉초등학교가 국제바칼로레아(IB) 학교로 지정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표현이다. 해당 문구가 게시된 뒤 실제로 IB 지정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졌고, 교육청 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현수막 문구는 ‘IB프로그램 최적화’로 수정됐다.

IB 학교 지정은 교육청 내부 검토와 프로그램 개발과 교원 연수 등 준비학교 운영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현재 오등봉초교는 개교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IB 지정 여부를 단정하거나 ‘최적화’ 설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정도 아닌 상황에서 IB를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분양을 유도하는 것은 과장·왜곡 홍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홍보 문구에 대해 “분양업체가 자구책으로 사용한 표현으로 보인다”면서도 “교육청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IB학교 지정은 절차가 필요한 사안이며, 해당 문구가 분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문제의 가능성은 인지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에는 선을 긋는 태도다.

더욱이 해당 모델하우스가 김광수 교육감의 자택에서 불과 50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뒷말을 낳고 있다. 교육 정책의 상징처럼 소비되는 IB가 부동산 분양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현실을 교육당국이 최고 수장이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 속 분양 경쟁이 과열될수록, 교육 정책과 학교 설립 계획이 마치 프리미엄처럼 포장되는 사례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의 공공성과 정책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모호한 표현과 과장 홍보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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