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발표하나?…설 연휴 여론조사 앞두고 제주 언론 ‘눈치 싸움’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 및 교육감 예비 주자들 못지않게, 여론조사와 기획 보도를 둘러싼 언론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도내 주요 언론사들이 공동보도 협약을 맺고 팀 단위로 여론조사와 기획 보도에 나서면서, 선거 보도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JIBS 제주방송과 뉴스1 제주본부, 미디어제주, 제민일보는 최근 공동보도 협약을 통해 선거 기간 중 세 차례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정책토론회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언론사는 선거 전후 제주 사회의 주요 현안과 도민 갈등 해소 방안을 주제로 한 공동 기획 보도도 예고하고 있다.

KCTV 제주방송과 삼다일보, 한라일보, 헤드라인제주도 지난해 11월 공동보도 협약을 체결하며 선거 국면에 대비해 왔다. 여기에 제주MBC와 제주의소리, 제주일보, 제주CBS 역시 별도의 팀을 구성했고, KBS 제주는 지난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단독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 언론이 사실상 네 개의 축으로 재편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KBS제주방송총국이 조사해 발표한 도지사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장 다음달 16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지는 설날 연휴를 전후한 여론조사 발표 시점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네 개 팀이 모두 설 연휴를 겨냥해 여론조사를 준비하면서, 각 팀 사이에는 결과 공개 시기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대화와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로, 이른바 ‘민심의 용광로’로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 연휴 당시에는 KBS 제주만 여론조사를 진행해 상대적으로 높은 주목도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설 연휴는 여러 팀이 동시에 조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결과가 공개될 경우 구조적으로 가장 먼저 발표되는 여론조사에 도민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각 언론사는 상대 언론사들의 조사 시기와 보도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 같은 신경전의 배경에는 이른바 ‘앵커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앵커 효과는 사람들이 어떤 사안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접한 정보나 수치를 기준점으로 삼아 이후 정보를 해석하는 인지적 경향을 뜻한다. 선거 국면에서는 최초로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와 정치권, 다른 언론의 인식 속에서 하나의 기준값처럼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발표되는 조사 결과가 다소 차이를 보이더라도, 전반적인 흐름은 최초 조사 결과의 연장선에서 해석되기 쉽다. 설 연휴를 전후한 여론조사 경쟁에서 최초 보도가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동시에 일부에서는 발표 시기 경쟁보다는 여론조사 질문 구성과 문항 설계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변수도 존재한다. 2월 3일부터 본격적인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출판기념회 등 각종 정치 일정이 이어질 경우 작은 이벤트에도 민심에 미세한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언론사에 따라 조사 결과가 제각각인 경우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선택적 해석도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조사 결과가 큰 틀에서 유사하다면, 가장 먼저 여론조사를 공개하는 팀이 여론 형성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해 추석 연휴 당시 진행된 KBS 제주 여론조사 결과가 이번 설 연휴 국면에서 어떻게 새롭게 재편되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 변화 양상에 따라 각 정당별 경선 구도는 물론, 본선 판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를 전후해 쏟아질 여론조사 결과가 이번 제주 지방선거의 초기 흐름을 어떻게 규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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