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국무총리(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서거 소식이 알려지며 제주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26일 공동 추도 성명을 내고 “동백의 눈물을 닦아준 이해찬 전 총리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고인의 삶과 제주 4·3에 대한 헌신을 기렸다.
단체는 성명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제주 4·3의 시린 겨울을 온몸으로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라며, 1999년 제주4·3 특별법 제정 당시부터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토대를 놓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05년 4월 3일, 제57주년 제주4·3 사건 범도민 위령제에 국무총리 자격으로 참석해 “정부는 과거 정부들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국가 권력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한 점을 강조했다.
또한 고인은 4·3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희생자 심의와 결정, 평화공원 조성 등 후속 조치를 이끌었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희생자 배·보상과 명예회복을 골자로 한 4·3 특별법 전면 개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는 평가다. 단체들은 “척박한 땅속에 묻혀 이름조차 불리지 못했던 수많은 넋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 고인의 4·3에 대한 열정은 봄의 전령과 같다”고 추모했다.
제주도 차원의 공식 애도도 이어졌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오영훈 지사 주재로 열린 주간혁신성장회의에 앞서 이 전 총리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오 지사는 “4·3 특별법 제정, 국제자유도시 특별법 시행, 특별자치도 출범 등 제주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이해찬 전 총리의 역할이 컸다”며 “제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도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당도 고인을 기리는 추모 행보에 나섰다. 도당은 31일까지 제주시 연삼로에 위치한 도당사에서 분향소를 운영하며, 제주 전역에 추모 현수막을 게시하고 추도 기간을 갖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당초 이날 제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생 탐방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이해찬 전 국무총리이자 당 상임고문의 서거로 모든 제주 일정을 취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