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택배노동자 건강검진비 지원 제도 도입에 나서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19일 오후 도청 백록홀에서 고용노동부, 도내 의료원, 택배노동조합, 주요 택배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실무협의회를 열고 건강검진비 지원을 위한 사회적 합의안을 논의한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제주도와 택배사, 의료원, 노동자가 비용을 분담하는 ‘4자 공동 부담 구조’다. 이를 통해 과로와 건강 위협에 노출된 택배노동자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택배영업점은 건강검진일에 휴무를 실시하고, 제주도는 해당 휴무일에 대해 유급병가비 10만 원을 별도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과 협력해 택배노동자 맞춤형 ‘올인원(All-in-One) 건강검진 패키지’도 운영한다.
이번 제도 추진은 지난해 11월 제주지역에서 새벽배송 중 사망한 고(故) 오승용 씨 사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후 제주도는 택배업계와 간담회 및 실무협의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1차 실무협의회에 이어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완료했으며, 택배사 본사와 영업점,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진행해 왔다.
제도는 전국 최초 사례인 만큼, 합의안을 수용한 택배사 소속 노동자부터 우선 적용된다. 제주도는 이달 중 참여 택배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7월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협의에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사업본부, 로젠택배, 쿠팡CLS, 우체국물류지원단 등 6개사가 참여한다.
다만 일부 택배사는 타 지역과의 형평성, 비용 부담, 복잡한 하도급 구조 등을 이유로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우선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부터 제도를 시행한 뒤, 다른 택배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관련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제도는 노동자 건강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전국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