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보일러 없는 아파트’ 첫선…공동주택 냉난방·급탕 전면 전기화 실증

주민이 실제 거주하는 공동주택에서 보일러 없이 냉방과 난방, 급탕을 모두 전기로 해결하는 실증사업이 제주에서 전국 최초로 시작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개발공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LG전자와 ‘공동주택 냉난방 전기화 및 전력열전환(P2H) 실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올해 제주도가 단독주택 히트펌프 사업에서 정부 예산 물량의 95%를 배정받은 데 이어, 히트펌프 보급을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실증 대상은 서귀포시 효돈동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12세대 공동주택인 신효아파트다.

신효아파트는 제주개발공사의 공공임대주택 새단장 사업을 통해 세대별 2kW, 공용부 5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와 고효율 전기 인덕션, 스마트 에너지관리체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번 실증사업을 더해 각 세대의 냉난방과 중앙 급탕을 모두 전기 기반 히트펌프로 전환한다.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에서 냉난방과 급탕을 전면 전기화하는 것은 전국 첫 사례다.

공용부에는 히트펌프와 고밀도 축열 장치를 연계한 중앙 급탕 방식의 전력열전환 체계가 구축된다. 재생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해 저장하고, 이를 전력계통의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동주택 전기화의 걸림돌로 꼽혀온 급탕 설비 공간 문제는 중앙 급탕 방식으로 해결하고, 냉방과 바닥난방은 하나의 히트펌프 시스템으로 통합한다.

협약에 따라 제주도는 관련 제도 개선과 정책 연계를 지원하고, 제주개발공사는 실증 대상 건물의 새단장과 운영을 맡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앙 급탕 전력열전환 체계의 설계·구축과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며, LG전자는 히트펌프 설계와 제품 공급, 기술 지원 및 성능 평가를 수행한다.

위성곤 지사는 “이제 단독주택에 이어 공동주택으로 혁신을 확대하는 전환점에 서 있으며, 이번 실증이 그 출발점”이라며 “이번 실증을 시작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본격 확대하고 공동주택 전기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 역시 실증을 위한 재정·제도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이번 협약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제주를 대표하는 이정표가 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기후경제수도 제주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현 제주개발공사 주거복지사업본부장은 “개발공사가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해에 20년 전 매입한 주택이 새롭게 탈바꿈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에너지 비용을 줄여 주거복지를 넘어 에너지 복지까지 도민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택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직무대행은 “전력열전환은 연구원의 전문 분야인 만큼 본원 연구진과 연계해 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오세기 LG전자 부사장은 “이번 실증으로 한국형 공동주택 전기화 모델의 기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번 실증을 통해 공동주택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활용을 결합한 모델을 구축하고, 향후 주거시설을 넘어 상업시설과 산업 부문으로 전기화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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