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모세왓 형성 비밀 풀렸다…마그마 분출 과정 규명

한라산 백록담 조면암돔과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가 지하 마그마 저장소의 변화와 순차적인 분출을 거쳐 형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백록담과 모세왓 일대의 암석·광물 특성을 분석해 두 지역의 형성 관계와 지하 마그마의 변화 과정을 규명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시스 저널(Geosciences Journal)’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라산연구부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한 한라산 지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지하 마그마 저장소에 성분과 광물 결정의 양이 다른 마그마가 층상으로 존재했으며, 새로운 마그마가 반복적으로 유입되면서 모세왓 유문암과 백록담 조면암이 차례로 분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그마 저장소 상부에는 결정이 적은 유문암질 마그마가, 하부에는 결정이 많은 조면암질 마그마가 자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모세왓 유문암은 지하에서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며 광물 결정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성분이 변화한 마그마가 저장소 상부에 모였다가 먼저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모세왓 유문암은 제주에서 확인된 화산암 가운데 화학적 분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암석이다.

연구진은 새롭게 유입된 고온의 마그마가 상부 유문암질 마그마의 분출을 촉진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지표로 분출한 유문암질 마그마가 용암돔을 형성한 뒤 붕괴하면서 현재의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저장소 하부에 남아 있던 조면암질 마그마가 열과 휘발성 성분의 영향을 받아 부분적으로 재편되고, 새로운 마그마가 다시 공급되면서 분출해 백록담 조면암돔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백록담 조면암돔의 바깥쪽과 안쪽에서 암석·광물의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 점도 확인됐다. 먼저 분출해 돔의 바깥쪽을 형성한 암석에서는 새로운 마그마의 영향이 비교적 적게 나타난 반면, 나중에 분출한 내부 암석에서는 광물이 녹은 흔적과 새롭게 유입된 마그마가 굳어 형성된 암석 조각인 포유암 등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지하 마그마 저장소의 서로 다른 부분에 있던 마그마가 순차적으로 분출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했다.

암석과 광물의 화학조성을 분석한 결과, 모세왓 유문암질 마그마가 분출하기 전 지하에 저장돼 있던 온도는 약 815~834℃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광물에 남아 있는 성분 변화와 녹은 흔적 등을 통해 과거 마그마의 저장 상태와 새로운 마그마 유입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와 백록담의 형성 관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한라산 정상부의 화산지형과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자연유산의 보전·관리와 탐방 해설, 교육뿐 아니라 장기적인 화산활동 평가와 방재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웅산 한라산연구부 박사는 “앞으로 영실과 삼각봉, 성널오름 등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화산체의 연대와 암석·광물을 비교해 한라산 지하 마그마 시스템의 변화 과정을 더욱 체계적으로 밝혀나가겠다”며 “과거 마그마의 유입과 분출 과정에 대한 연구자료는 향후 화산 관측자료 해석과 장기적인 화산활동 평가, 방재 연구를 뒷받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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