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원희룡 “도정 전념” 어디서 들은 기억이…

※ 4월 27일 방송된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방송 내용입니다.

[류도성] 월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톡 시간입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내용으로 뉴스톡 시즌3 전해주신다고요?

[고재일] 저희가 2월부터 뉴스톡 시즌2를 재개하면서 총선을 앞둔 정가 분위기와 여론조사 분석, 여러가지 선거 이슈들을 다루지 않았습니까? 이제 4·15 총선도 끝난만큼 오늘부터는 뉴스톡 시즌3로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한 주간 제주 사회에서 화제를 모은 인물 한두 명 가량을 소개하고 주요 발언이나 행동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 소개도 하고요. 필요하면 소설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경우에 따라 제가 직접 인터뷰도 하는 방식으로 구성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처럼 뉴스톡 아껴주신 것 만큼이나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류도성] 세 번째 시즌으로 선보이게 될 뉴스톡의 첫 번째 인물은 누구인가요?

[고재일] 사실 이분은 요즘 제주 지역 뉴스에 매일 같이 오르는 분이라 제가 가급적이면 주제를 선정할 때 피하고 싶은 분이기도 한데요. 바로 원희룡 도지사입니다. 지난 뉴스톡 시간에서도 잠깐 전해드렸습니다만, 원 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관계로 오늘 어쩔 수 없이 선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씀 드리고요. 일단 오늘은 <원희룡 도지사의 모래시계>라는 키워드로 최근 원 지사의 발언과 앞으로의 의중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류도성] 저만 이런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모래시계라고 하니까 드라마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죠?

[고재일] 일단 지난 뉴스톡 시간에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미래통합당의 총선 참패에 대해 원 지사가 계속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생각이 없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을 꺼내지 않고 있어요. 이제는 많은 도민들도 아시겠습니다만, 원 지사가 정치적 표현을 하는 통로가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SNS나 유튜브도 있고요, 특히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같은 경우에는 원래 정해진 주제 말고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다보면 다른 내용도 나오기 마련입니다. 원 지사 스타일이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고는 하는데요. 기자들이 물어봐도 답변을 피하고 있더라고요. 요즘은 보니까 긴급재난지원금 얘기 말고는 아무런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류도성] 물론 말씀하신대로 기자회견에서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결국 도정질문 자리에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얘기를 하기는 했죠. 좀 당연한 얘기 같습니다만?

[고재일] 네, 매우 당연한 대답이죠. 어찌 보면 질문 때문에 그런 대답이 나왔는데요. 양영식 도의원이 “도정에 전념할 것인지 답변해달라”고 하니까 이런 대답이 나온 것 뿐인데요. 그런데 혹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도지사의 발언 예전에는 들은 기억이 안나시나요?

[류도성] 선거 출마 하기 전에 들었던 것 같은데요.

[고재일] 많이들 기억하실겁니다. 이른바 원희룡 마케팅이 문제가 됐던 2016년 총선 이후에 원 지사는 “총선은 총선이고 도정은 도정이라”면서 선거 패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때도 새누리당의 차기 주자로 원 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만 본인은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중앙정치권과 관련된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비중이 점점 늘어납니다.

2018년 4월 지방선거 재도전을 선언하며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같은 발언이 나왔습니다. 도정에 전념해 결과를 도민들에게 인정받겠다며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말이죠.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올해 초 미래통합당에 합류하면서 중앙정치 활동을 재개했고요, 이 때문에 결국 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원 지사가 총선이 끝나자마자 다시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발언이 있고 나서 조금 있다가 중앙정치권에 조금씩 개입을 하는 패턴이 2년을 주기로 계속 반복되고 있어서 모래시계라는 표현이 생각이 생각난 겁니다.

[류도성] 아까도 얘기했습니다만 언뜻 당연한 듯 보이는 원 지사의 발언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요?

[고재일]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발언은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국가간의 관계에서 ‘중립국 선언’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정치적으로 공격하지 말라는 시그널인 셈이죠. 이 밖에도 원 지사가 자세를 낮춰야 할 타이밍에는 일단 확실하게 고개를 숙이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또 지방자치단체장의 신분으로 중앙정치에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감안이 됐을 겁니다.

[류도성] 선거 참패 이후에 차기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본인이 별로 이를 활용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고재일] 직접적으로 선거의 패배를 책임질 위치는 아니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원 지사 미래통합당의 최고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까? 당장 내일부터 비대위 체제가 가동되기 때문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나선다고 하더라도 어찌보면 야구로 치면 마무리 투수의 역할 같은거겠죠. 패전처리? 그건 하지 않겠다는 거죠.

또 하나 지켜볼 점은 원 지사가 이슈나 인물을 통해서 대립의 구도를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2016년 총선 이후에는 당내 친박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요. 2018년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김경수 경남지사 등 이른바 여권의 대권주자를 겨냥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지난해에는 청와대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정조준했는데요. 지금 당장은 정치적으로 공격할 대상이 없다는 점,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상황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정에 전념하기 딱 좋은 시간일 겁니다. 그래도 시간은 흐를 것이고 언젠가 이 모래시계를 뒤집을 타이밍은 다시 오지 않을까 싶네요.

[류도성] 시즌3로 새롭게 선보이는 뉴스톡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