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여행 2박 3일 단축·부실 급식 아우성… 추경으로 ‘급한 불’ 껐지만 구조적 불안 여전
– 본청 집중된 시설 조직과 대규모 채용, 특정 업체 수주 쏠림에 의구심 제기

제주 교육 현장이 유례없는 ‘재정 가뭄’에 신음하고 있다. 인건비와 경직성 경비의 급증, 정부 교부금 감소가 맞물리면서 일선 학교의 교육 활동 예산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최근 제주도내 교육 현장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해 교육의 질이 퇴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3박 4일로 계획됐던 수학여행이 2박 3일로 단축되고, 체험 학습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실습 교육 과정에서 제공되는 급식의 질이 급격히 떨어져 ‘속 빈 빵’이 제공된다는 현장의 고발까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김광수 교육감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 재정이 정말 힘들었으나 다행히 추경을 통해 상당 부분 숨을 쉬게 됐다”고 밝히며 모자란 부분이 대부분 보충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추경이 임시방편일 뿐, 향후 신설 학교 완공 등 대규모 고정 지출이 예정된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본지는 제주 교육 재정 위기에 대한 구조적 진단을 위해 예산의 흐름을 추적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계약 정보(2022년~2025년)와 정보공개청구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탑재된 감사보고서, 법원 등기서류 등을 참고해 이번 기획보도를 준비했다. 재선 행보에 나선 김광수 교육행정의 4년을 진단함으로써, 과연 한정된 재원이 아이들의 교육권과 복지를 위해 최우선으로 배분됐는지, 혹은 특정 분야에 과도한 행정력이 집중되면서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기 위함이다.
가장 먼저 살펴본 대목은 김광수 교육행정의 지난 4년 동안의 각종 공사 및 용역, 물품 구매 계약 내역이다. 해마다 전체 시설 예산의 2~4% 정도씩 4년 동안 약 160억 원 가량이 특정 기업 집단이 수주하는 이례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이들 계약의 90% 가량이 경쟁이 배제된 수의계약이나 특정 제품 지정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공정한 경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김광수 교육감이 취임 직후 단행한 조직개편도 주목했다. 2023년 3월 시행된 조직개편의 핵심은 각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분산되어 있던 시설 관리 및 공사 관련 기능을 본청으로 집약시킨 것이다. 이는 ‘시설 중심’의 행정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이와 함께 추진된 시설관리직의 대규모 채용 역시 본지는 주목하고 있다. 이석문 전 교육감 재임 시절 선발 내역이 없었던 만큼, 대규모 채용은 교육계 안팎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타 시·도 교육청들이 예산 절감과 효율성을 이유로 시설 관리 업무를 외주화하거나 관련 직렬을 축소하는 흐름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직의 비대화와 본청으로의 권한 집중이 결과적으로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였는지, 아니면 특정 세력의 영향력을 키우는 도구가 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본지는 또한, 특정 업체와 교육청 핵심 관계자 간의 인적 교류 정황도 포착해 추가로 내용을 확인 중에 있다.
제주 교육 예산 1.6조 원 시대. 아이들의 급식비와 학습권을 위협하는 재정 위기 이면에서, 거대한 시설 예산의 흐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본지는 내일부터 수 회에 걸쳐 제주 교육 시설 행정의 실태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수주 의혹을 연속 보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