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역시 기대하지 말았어야?

10 26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고재일의 뉴스톡방송 내용입니다.

[류도성] 월요일마다 전해드리는 <뉴스톡> 시간입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 오늘도 함께 합니다.

[고재일] 오늘은 행정사무감사를 좀 정리하려고 하는데요. 그 전에 지난 주 방송에서 영리병원 쟁점을 전망했기 때문에 일단 정리를 좀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이 지난 20일 영리병원 행정재판 1심 선고를 했는데, 일단은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초 재량권이 쟁점이 될 것이고 공익을 위해 재량권을 내세운 제주도의 주장을 법원이 어느 선까지 인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까지는 가지 않았더라고요. 녹지병원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개원을 미뤘는데, 그것이 정당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고 제주도의 취소처분이 적법하다고 인정받았어요. 조건부 허가조건 취소 소송을 따지고 싶으면 이것부터 정리하고 오라고 법원이 정리한 셈이 됐습니다.

[류도성] 결론적으로 원 지사의 신의 한수가 됐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고재일] 조건부 허가의 적법성 자체를 판단한 것은 아니니까 원 지사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냐 아니면 ‘신의 악수’냐 판단하기는 애매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제주도 반응도 좀 얼떨떨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냥 재판부의 ‘한 수’라고 평가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버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지 측 법률대리인이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불신을 표시하면서 투자자 국가간 소송인 ISD를 시사했으니까 당분간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라고 봅니다.


[류도성] 계속해서 행정사무감사 얘기로 넘어가 보죠. 이제 거의 마무리되고 있죠?

[고재일] 상임위별로 행정사무감사는 거의 끝났고요. 이번주는 조례안 심사를 거쳐 금요일에 본회의를 열어 임시회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행정사무감사의 경우 국정감사랑 시기가 겹치면서 이슈가 집중되기 힘든 특성이 있는데요. 올해는 유독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방금 전해드린 영리병원도 영리병원이지만 지난 주에 워낙 굵직한 현안들이 고구마 줄기 나오듯 줄줄이 이어나왔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제주공항 활용 방안 끝장 토론회랑 백신 접종 사망사고, 수돗물 유충 사태까지 줄줄이 이어지면서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미미하리라’ 이렇게 됐네요.

[류도성] 전반적으로 박한 평가를 주셨는데, 그래도 성과를 꼽자면 어떤게 있을까요?

[고재일] 그나마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의미 있는 결론 끌어낸 것 같은데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도의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제주도가 TF팀을 꾸려 의견수렴에 나서겠다고 했으니 말이죠. 사실 이 부분을 빼면 성과라고 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류도성]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무엇보다 코로나 행감이 될 것이다라고 얘기하셨잖아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코로나로 모든 도민들의 삶이 바뀌고 경제가 사실상 멈추지 않았습니까? 행정에서 코로나19 대책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부문별 피해상황 점검과 대책 마련 요구로 책임 있는 답변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너무 없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 관련 대책을 질의한 내용을 찾아보니까 그나마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경미 도의원과 국민의힘 오영희 의원이 많이 준비하셨더라고요. 김 의원은 코로나 이후 크루즈 산업에 대한 정책 전환을 요구했고, 오 의원은 제주형 방역 대책 수립과 서귀포 칠십리 축제 운영방식 등의 개선 요구했습니다.

[류도성] 또 어떤 부분이 미흡하다고 보시는지요?

[고재일] 제주도가 제주형 뉴딜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2025년까지 6조1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라고 했는데. 도의회가 내용이라든가 실현 가능성 등, 도민들에게 찾아올 변화 같은 것을 좀 자세히 짚어줬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이걸 간과한 측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제주형 뉴딜을 다루기는 했어요. 그런데 제주형 뉴딜 추진과 관련해서 예산 부분만 부각이 됐습니다. ‘예산 어떻게 확보할꺼’냐 이 내용만 물어본 것 같아요. 교육위원회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바로 전에 학생인권조례 문제로 곤욕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안건을 상정 보류했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라도 심도 있게 논의를 했어야죠. 그런 내용이 전혀 없더라고요.


[류도성] 사실 도의회 스스로가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도민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전에도 잠깐 짚어주셨습니다만, 도민 의견이 32건 씩이나 접수됐다고 했거든요?

[고재일] 모두 32건의 시민 의견을 접수해 상임위원회별로 분류, 행정사무감사에 반영하도록 했다는게 지난 7일 도의회의 설명이었죠. 그 부분이 어떻게 처리가 됐는지 살펴봤습니다. 의견 주신 시민들이 들으면 섭섭할 얘긴데요. 없더라고요. 민속오일장 자리배정 개선 요청에 대해서 농수축경제위원회 도의원 누구도 질의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도정질문에서 도지사에게 직접 하려고 한다는 전문위원실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는 말씀 드리고요. 코로나19 이후 맞벌이 부부를 위한 시책 발굴을 요구하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이 사안은 교육위원회 담당인데요. 역시 누구도 질의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환경도시위원회 소관 사항 가운데 청년주택 마련을 지원이 있었는데요. 전문위원실 관계자가 질의 내용이 담기는 했다고 합니다만 결국 누구도 따져 보지 않은 결과가 됐습니다.

[류도성] 이러면 다음부터 시민들이 행정사무감사 의견을 제출할지도 의문인데요?

[고재일] 지역구 민원을 제기하면서 도민들의 눈총을 받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만,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집행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이끌어내는 정책대안 제시형 대신 단순 지적이나 형식적 질의가 많았던 점 역시 이번에도 반복된 행정사무감사의 한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류도성]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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