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톺아보기] 도당위원장의 정치학…허용진과 위성곤 케미는?

▲ 프로그램 :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

▲ 방송일자 : 7월 22일(금) 오후 6:30~7:00

[MC] 금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시사 팟캐스터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치른 지역 정치권이 요즘 재정비 수순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오늘은 ‘도당위원장의 정치학’ 특집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MC] 어제 국민의힘이 신임 도당위원장에 허용진 변호사를 선출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더라고요?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지난 20일부터 이틀 동안 온라인 문자 투표와 현장 투표 등을 통해 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제주도당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허용진 변호사와 현덕규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개표 결과 허 후보가 194표를 얻어 58표를 득표한 현 후보를 제치고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도당위원장에 당선된 허용진 후보는 다음 주 중에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절차를 거쳐서 바로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지난해 8월 중앙당이 사고당으로 지정한 후 1년여 만에 직무대행이 아닌 정식 위원장을 뽑은 겁니다. 오늘 방송을 앞두고 허 후보의 소감을 들어봤는데요. 결기가 상당하시더라고요. 민주당 국회의원이 20년 이상 뽑았지만 지역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며 효용이 없는 국회의원만 뽑은 도민들의 실망이 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요. 본인이 지역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앞서갈테니 민주당은 따라오라는 도발적 발언을 전했습니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과 자주 만나서 토론도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통해 법률가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전했습니다. 

[MC] 앞으로 지역 정치권의 흥미로운 활동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다음 달 선출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성곤 국회의원의 단독 출마로 사실상 추대가 유력한 분위기라고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다음 달 7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중앙당 지도부를 동시에 선출하게 되는데요. 지난 20일 위성곤 의원이 도당위원장 후보로 단독 등록함에 따라 합의 추대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중앙당 의결을 거쳐 도당위원장직에 최종적으로 오르게 되는데요. 위 의원은 후보등록과 함께 밝힌 출마선언에서 강하고 유능한 도당을 만들어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발전과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4대 공약을 제시했는데요. 도정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민생에 유능하고 차세대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는 정당을 내걸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총선기획단 조기 구성을 통한 승리 등 4대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이 윤석열 정부를 직접 겨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입니다. 인사대참사와 대통령실 지인 사적 채용, 김건희 여사 관련 인사 논란이 점입가경이라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정치기획수사가 연이어 본격화되더니 종북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신이 도당 위원장에 올라 유능하고 강한 도당을 만들어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발전과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MC] 별다른 결격 사유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금 짚어본 두 명의 인물이 도당 위원장직을 그대로 수행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양대 정당의 신임 도당위원장, 앞으로 어떤 활동을 예상해 볼 수 있을까요?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본다면 원래 선거 정국이 아닌 상황에서는 지역 도당위원장끼리 크게 부딪힐 일은 사실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까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두 도당위원장 후보 또는 예정자의 메시지에서 일정 부분 결기가 읽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정치권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정 정국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여야 대치로 인한 정국 경색이 예상되고 있잖아요. 지역도당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 강대강 메시지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제주에서도 제2공항이라든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등 정치 현안이 될 이슈가 상존하고 있거든요. 특히나 가만히 살펴보면 위성곤 의원의 결기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서귀포시 지역구 국회의원 아니겠습니까? 10개 도의원 선거구에서 5석을 국민의힘이 가져가며 사실상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일부 지역구의 저조한 득표율과 같이 당내 기여도가 적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당내 안팎에서 적지 않은데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도당위원장직 수행으로 명예회복의 계기로 삼지 않을까 싶습니다. 

[MC] 그러고 보니 공교롭게 허용진 위원장 예정자와 위성곤 의원 모두 서귀포시 지역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요. 여러차례 총선에 도전을 해온 허용진 위원장 예정자, 재선의 위성곤 국회의원과는 단 한번도 본선을 치러본 적이 없습니다. 허 예정자가 번번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도당위원장 자리에 오르게 된 만큼 내후년 제22대 총선에서는 두 사람의 맞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이력을 보면 재미있는 점이 또 있는데요. 허 예정자가 남주고등학교, 위 의원이 서귀포고등학교 출신으로 이른바 산남 지역에서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관계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검사와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이력 또한 사람들의 앞으로 입에 재미있게 회자될 것 같습니다. 

[MC] 소수 정당의 분위기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정의당과 제주녹색당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정의당 제주도당 같은 경우 지방선거 이후 외부적으로 눈에 띄는 정치적 활동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고은실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를 앞둔 만큼, 다음달 도당위원장 선거 공고를 내고 오는 9월 25일부터 나흘간 투표를 치러 도당위원장을 새로 선출하게 되는데요.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여러 우환을 헤쳐 나갈 새로운 리더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제주녹색당은 전통적으로 공동운영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현재 공석이 된 1석의 공동운영위원장에 대해 내부 회의를 거쳐 다음 달 운영위원장 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MC] 얼핏 도당위원장 선출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예전에는 후유증도 제법 있었죠?

주로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도당위원장 선출 후유증이 존재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같은 경우 20년 이상 국회의원 3석을 차지하다보니 3명의 국회의원이 순번을 정하면서 도당위원장에 오르는 관례가 있었는데요. 이 관례가 지난 2016년 도당위원장 경선으로 처음 깨지게 됩니다. 당시 현직인 강창일 의원과 국회의원 경선에서 떨어진 김우남 전 의원이 도당위원장에 응모해 11년 만에 경선이 붙었는데요. 당시 도당위원장 경선으로 이후 도당에서 나타난 각종 분열의 첫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가 대내외에 좀 있습니다. 이어 지난 2020년 7월 당시 오영훈 의원과 위성곤 의원이 서로 자신이 도당 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이를 중재하는 과정을 통해 송재호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오영훈 도지사와 위성곤 의원 두 사람의 앙금이 이제는 없어졌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인 경우 지난해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이 재도전을 시사했습니다만, 중앙당이 사고당으로 지정하면서 위원장 임기가 만료돼 바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 역사가 있는데요. 당시 장 전 위원장이 도당대회 중단에 원희룡 전 지사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강력히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MC] 도당위원장은 아무래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야 가장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싶은데…지금 시기는 대선과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도 끝난 마당이란 말이죠. 지금 상황에서 도당위원장을 맡게 되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싶거든요?

말씀하신대로 앞으로 2년 동안 수행하게 될 도당위원장 자리는 지난 2년에 비하면 속된 표현으로 사실상 영양가는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어차피 총선 공천은 중앙당이 좌우할 이슈인데다, 지역당의 의견이 반영되는데 한계가 많기 때문일 겁니다. 다만, 3석 모두를 수성해야 하는 민주당과 단 1석이라도 탈환해야 하는 국민의힘의 입장이 대비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당내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총선 정국에서 무엇보다 본인이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도당위원장의 운신의 폭이 넓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새롭게 출범한 민선 8기에 맞춰 지역정치권의 인물 교체를 함께 보여주는 효과도 고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MC] 꿈보다 해몽이군요.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오는 2024년 총선의 관전 포인트 어디에 있다고 전망하시나요?

편의상 2년이 남았다고 합니다만, 엄밀히 2024년 4월 10일까지 스무달 정도가 남았습니다. 멀리 떨어진 시기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데요. 빠르면 오는 추석, 늦어도 내년 설 쯤에는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나 여론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단계에서의 관전 포인트라하면 아무래도 후보군일겁니다. 송재호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시 갑 선거구에서는 최근 하귀로 주소지를 옮긴 문대림 전 JDC 이사장과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의당 탈당 소식이 알려진 고병수씨 등이 움직임이 관심사이고요.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총선 패배 설욕에 나서려는 장성철 전 위원장과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황국 도의원이 눈에 띕니다. 제주시 을에서는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김한규 의원이 현재 정무부지사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김희현 전 도의원과 홍명환 전 도의원, 아울러 2년 후 총선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진 김경학 의장과의 당내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국민의힘 주자로는 현덕규 변호사 외에 새로운 주자의 출현에 관심을 가져봐야 할 것 같고요. 서귀포시 선거구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위성곤 의원과 허용진 위원장 예정자의 맞대결 성사 여부에 더해 제3의 인물의 출현을 눈 여겨 봐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일단 민주당은 다음 달 누가 당대표가 될 것인가? 그리고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가 어떻게 돌아올 것인가가 우선이겠죠.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당대표와 공심위, 공천심사위원회겠죠. 

[MC]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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