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톺아보기] 추천 도서에 온라인 청원까지…문프 따라하는 오영훈 빅픽처는?

▲ 프로그램 :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

▲ 방송일자 : 10월 21일(금) 오후 6:30~7:00

  • 추천 도서에 온라인 도민 청원까지…문프 따라하기
  • 이선화 결론적으로 청문회 ‘위증’…처벌 근거 따져봤더니
  • 공공 배달앱 성공 조건 ‘산 넘어 산’

[MC] 금요일 코너 <뉴스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시사 팟캐스터 고재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근황 인사) 오늘은 어떤 소식 가져오셨습니까?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좋은 책 한 권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미국 민주주의 실현에 초점을 둔 정책 단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 정책 네트워크’의 공동창립자이자 하버드 법학대학원 졸업 연설 3천만뷰를 기록한 인물인데요. ‘피트 데이비스’가 쓴 <전념: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에 관하여>입니다. 저자는 무한 탐색모드가 만연한 세상에서 어떻게 자발적으로 전념하기를 추구할 것인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 책의 추천자는 제가 아니라 바로 오영훈 도지사입니다.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가 쏟아지는 무한탐색의 시대에 일어나는 긴장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한 전념으로 나와 세상을 바꾸며, 나아가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길 바란다”라고 오 지사가 추천 사유를 밝혔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PPL이 아니라 지난 월요일자 제주도청의 공식 보도자료입니다. 

[MC] 전현직 대통령의 책 추천은 들어봤지만, 도지사의 추천 도서는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좀 생경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요즘 출판계를 움직이려면 대통령이나 BTS 정도가 읽어줘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출판사들은 흔히 얘기하는 ‘셀럽 마케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일까요? 퇴임 후에도 주목을 받는 분이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입니다. 김훈 작가의 <하얼빈>와 이기호 작가의 <쇳밥일지> 등 소설과 비소설에 걸쳐 두루 SNS에 감상평과 추천사를 남겼는데요. 지금까지 10권 이상을 추천했는데, 모두가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면서 이른바 ‘문프셀러’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름 오 지사가 동기부여를 받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MC] 오영훈 도지사의 추천 도서, 출판 시장에서의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오늘 방송 전에 확인을 좀 해봤더니요. <교보문고> 기준으로 인문 분야 129위, <yes24> 인문/교양 8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문프셀러’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사실 순위가 중요하겠습니까? 좋은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제가 주목한 점은 단순히 오영훈 도지사의 책 추천이 아니라, 그 너머의 정치적 행보인데요. 좋게 얘기하자면 ‘오마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몇몇 정책은 판박이와 같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뒤를 따라가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MC] 또 어떤 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까?

최근의 대표적 사례로는 제주도가 온라인 청원 창구를 가동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공공 제도 개선이나 법령과 조례 제개정 요구 등 정책현안에 대해 오영훈 도지사가 직접 챙기는 ‘온라인 도민청원실’을 신설해 다음 달부터 운영하는데요. 제주도는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화제를 모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모티브를 얻은 사항임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공개청원인 경우 30일 동안의 의견수렴 기간을 두고, 1천5백명 이상 동의를 얻는 경우에는 도지사 또는 해당 실·국장이 직접 답변에 나설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1천5백명을 채우지 못한 공개청원이나 일반청원은 해당 부서에서 답변하게 되는데요. 제주도는 ‘온라인 도민청원실’과 관련해 민선 8기 도지사 공약사항으로 신속한 도민 목소리를 반영하는 소통 창구로 활용하기 위해 신설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영훈 지사가 지방선거 당시부터 제주를 신남방정책의 전진기지로 선언하는 등, 문재인 정부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정책과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은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쉽게 눈치를 챌 수 있을 건데요. 아쉽게 느껴지는 점이라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과 역할, 정책적 목표 등을 고려한 지향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남방정책만 하더라도 지방정부 수준에서 외교적 도구라는 것이 교류와 소규모 통상 정도일텐데, 신남방정책의 전진기지를 자처하는 것은 좀 나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MC] 정치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 정책이나 행보를 카피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만…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정치인으로서 너무 자신의 컨텐츠가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지난 방송에서 오영훈 도지사의 민주당내 위상에 대한 얘기를 한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냥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당내 정치인 출신의 유일한 도지사라는 점인데요. 아직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다보니 도지사 그 너머를 고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실현 여부나 도민들의 판단은 별개의 사안이겠지만요. 그동안 상대적으로 대중적 지지기반이 취약한 점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스킨십과 전임 대통령 따라하기를 통한 이미지 구축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MC] 두 번째 뉴스는 어떤 내용입니까?

최근 취임한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가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위증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제주도 관광국과 제주관광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을 대상으로 그제(19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국민의힘 강상수 도의원이 이선화 대표의 과거 직장 내 징계처분 문제를 따져 물었는데요. “징계 사실을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할 생각은 없느냐”고 입장을 요구했고, 결국 이 대표 “20년이 된 기억이라 공식적인 징계를 받은 것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인사청문회 당시 이 대표는 과거 직장에서의 징계 여부를 묻는 두 차례 질의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없는 것 같다고 거듭 부인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청문회가 끝난 직후 언론 보도 등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C]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공직 후보자가 위증을 한 셈이 되는 것 같은데요. 이에 따른 후속 조치가 나오게 될까요?

인사청문회 이후 언론보도와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기자회견을 통해 결국 징계 전력이 구체화됐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 대표는 당시 언론의 취재를 피하며 일절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회 조례>는 위증에 대한 불이익을 규정한 아무런 조항이 없습니다만, 인사청문회의 절차 등에 관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규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해당 조례는 위증의 금지와 이를 위반할 경우 고발이나 과태료 등 처벌 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청문회에서의 위증을 구실로 도의회가 별도로 문제를 삼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데요. 인사청문회 주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견제 소홀과 이에 따른 제도의 무용론이 재점화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ICC제주의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도의회도 연대 책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C] 세 번째 소식 어떤 내용입니까?

도내 소상공인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공형 배달앱이 오는 12월부터 도입됩니다. 제주도와 제주경제통상진흥원, 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지회, 배달앱 개발사인 주식회사 먹깨비가 지난 14일 '제주특별자치도 민관협력형 배달앱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요.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완화와 민관협력형 배달앱 이용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민관협력형 배달앱'의 성공적 운영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민간배달앱의 중개수수료와 광고료를 낮춰 소상공인들의 중개수수료와 광고부 부담을 줄이고 온라인 매출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는데요. 이번 민관협력형 배달앱 운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먹깨비는 약 10%에 달하는 민간앱의 수수료를 대폭 낮춘 1.5%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MC]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민간 배달앱 사이에서, 새롭게 공공형 배달앱이 뛰어드는 셈인데…성공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많은 가맹점 확보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지금 제주 외에도 전국적으로 20개 자치단체에서 자체 공공 배달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면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지 않을까 싶은데요. 상당 지역이 지역화폐나 상품권으로 공공 배달앱을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업주들 입장에서는 낮은 수수료를 반긴다고는 합니다만, 주문 건수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루 300~400만건의 주문이 몰리는 일반앱에 비해 공공앱은 하루 300~400건에 불과한 상황인데요. 여기에 더해 민간앱인 경우 할인 혜택과 같은 프로모션도 고객을 붙잡아 두는 유인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거래 규모를 늘리는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때문에 제주도와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운영사 등은 가맹점 모집 홍보와 제주지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배달앱을 홍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MC]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사례처럼 좋은 취지로 출범했지만 운영사가 바뀔 때마다 찜찜한 뒤끝을 남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민간 위탁 운영사 선정에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공공 배달앱 운영사인 주식회사 먹깨비는 현재 전국 11개의 지자체에서 민관협력형 배달앱을 운영중이며, 9월말 현재 월평균 거래액 32억5000만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민간 위탁 운영사가 경영난에 시달려 열 달 만에 사업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위탁 운영되는 공공배달앱은 결국 위탁 기업의 역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운영사 경험, 투자 여력, 중장기 운영 의지에 따라 공공배달앱 안착과 활성화도 갈리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결제비중의 절반 넘게 차지하는 지역화폐가 조기 소진되면 매출 감소라는 태생적 한계를 드러낼 우려가 있는 만큼 국비 확보가 끊긴 상황에서 언제까지 낮은 수수료 확보라는 공공성을 지속할 수 있을 지도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MC]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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