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혼선이 커지고 있는 AI 디지털 교과서(aidt) 도입 정책. 교육 현장에서는 방향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보다, 가능성에 주목하며 이를 어떻게 수업에 잘 녹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목소리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7일 제주시 학생문화원에서 열린 ‘디지털 기반 수업 연구 동아리 수업 사례 공유회’에는 도내 초·중등 교사 4명이 발표자로 나서며 각자의 수업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이 공유됐다.


한라중 고민정(영어) 교사는 이날 공유회에서 가장 선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aidt는 교과서가 아니라 도구”라는 말처럼, 그는 디지털 교과서를 말하기·쓰기·문법·수행평가까지 전방위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존 종이 교과서와 병행해 수업 방식을 구성하고, 수준별 활동이나 AI 피드백 기능을 통해 개별 학습의 효과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기기 접속 지연, 장비 부족 같은 문제도 있었지만 “일단은 한번 써보고 비판하자”며 동료 교사를 설득했던 경험은 그의 적극적 태도를 보여준다.
제주중 김초민(영어) 교사 역시 필수 교과로 aidt를 배정받아 처음엔 당황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다양한 활용법을 실험했다고 되돌아봤다. 5차시 영어 수업을 구조화해 미니북 제작, 챗봇 말하기, AI 글쓰기까지 연결했고, 실시간 퀴즈와 형성평가로 수업의 성과를 높였다. 그는 “AI도 실수할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며, 인간과 도구의 상호작용 자체를 수업의 일부로 만들어냈다고 전달했다.


인화초 오창민 교사는 수학 수업에서 aidt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기존 수업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수업안 재구성 기능, 외부 콘텐츠 연동, 학습 수준 분류 기능 등을 통해 맞춤형 수업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학습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aidt를 보조도구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한림초 황유리(수학) 교사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었다. 학급의 75% 이상이 기초 학습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해 그는 aidt를 진도 수업에 쓰기보다는 형성평가와 보충 학습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는 “기기가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며, 수업 여건 등 현실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들의 태도는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읽혔다. 누구도 aidt의 도입 방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관건은 aidt를 ‘어떻게 수업에 맞게 쓰느냐’로 귀결됐다.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제도와 인프라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공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