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아동 유괴 경고하는데…안일한 제주 교육 “난 모르는데?” 빈축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전경

최근 서귀포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 미수 사건은 아동 안전에 대한 도민들의 불안감을 극대화시켰다. 하지만 정작 제주도교육청은 현실과 동떨어진 태도로 일관하며 안일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국회에서는 잇따라 아동 대상 유괴 사건의 심각성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경찰청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 및 미수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초등학생 피해 비율이 높다는 점이 드러났다. 위성곤 의원은 “통학로와 거주지를 아우르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학교 울타리 안에서의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아이들의 실제 생활공간 전반을 포괄하는 실질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춘생 의원이 제시한 수치는 다소 충격적이다. 제주에서만 2020년 이후 유괴 사건이 21건 발생했고, 미수 사건도 7건에 달했다. 정 의원은 “미성년자 약취 및 유인이 전국적으로 1.5일에 1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촘촘한 사전예방 대책과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유괴 사건이 결코 드문 일이 아니며, 오히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출처 : 조국혁신당 정춘생 국회의원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은 전혀 다른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본지가 29일 교육청에 관련 현황을 문의했을 때, 담당자는 ‘집계된 유괴 발생 및 미수 건수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경찰청 자료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답변이다. 더 나아가 교육청은 국회의원들이 제시한 자료의 미성년자 약취·유인 건에 대해 “심각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찰로부터 공유받은 자료가 없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사실상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고 있었다. 이는 교육당국이 아동 안전 문제를 얼마나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서귀포시 유괴 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추가 보완 대책을 묻자, 교육청은 “기존 대책 외에 별다른 조치는 없다”고 답했다. 유사 사건이 잇따르며 정부와 지자체, 경찰까지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 교육당국만이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태평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대응과도 비교된다. 서울 서대문구 유괴 미수 사건 직후, 서울시는 내년부터 전 학년 학생에게 ‘안심벨’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대응이었다. 반면 제주도교육청은 여전히 ‘유괴 예방 교육 강화’, ‘등하교 안전 지도 철저’, ‘순찰 활동 확대’ 같은 매뉴얼성 지시만 되풀이하고 있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나 새로운 안전망 구축 방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답답해졌다.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뒤늦은 공문 지시만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배움터지킴이, 시니어클럽 인력, 순찰 경찰 등 각종 안전 인력이 배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막지 못했다면,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무력화됐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현장 책임만 강조하며 본질적 개선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아동 안전은 보여주기식 대책이나 형식적 교육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의의 지적대로 통학로와 거주지를 아우르는 생활 안전망이 필요하며, 1.5일에 한 건꼴로 발생하는 유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데도 제주도교육청은 “우리 집계에는 없다”는 말로 현실을 부정하고, 경찰과의 협조 부재를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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