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 앞두고…오영훈 신년사에 담긴 ‘재신임’ 프레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민선 8기 4년 차 도정의 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정책적 성찰과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지방선거를 겨냥한 재신임 프레임 구축에 나섰다.

오 지사는 2일 문예회관에서 진행된 시무식 신년사에서 지난해를 “내란으로 인한 관광객 급감 속에서 시작된 위기의 해”로 규정하며, 도정의 성과를 하나씩 제시했다. 그는 비수기 반등과 연말 관광객 증가, 고향사랑기부제 100억 원 돌파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위기 대응 능력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특히 1차산업 조수입 5조 원 달성을 비롯해 제주산 축산물 수출, AI·디지털·에너지 전환 성과 등을 도정의 대표 성과로 반복 제시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먼저 선택했다며, 제주형 선도 모델을 부각시킨 셈이다.

주목되는 대목은 정책 실패와 혼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다. 오 지사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추진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다음 도정으로 넘어갔음을 인정했고, BRT 조기 시행과 버스 노선 개편 과정에서 도민 불편이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도정의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간의 비판을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실수는 인정하되 방향은 옳았다’는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정책 실패를 이유로 한 도정 전반의 교체론에 선을 긋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신년사 후반부는 명확히 미래 지향적 비전에 집중됐다. 제주가치돌봄, 건강주치의제, AI 기반 스마트 복지 생태계를 도민 체감형 성과로 제시했고, 에너지 대전환·탄소중립·우주산업·AI 산업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강조했다.

이번 신년사에 대해 지역 정가는 성과를 정리하고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도정의 큰 방향과 비전을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내년 지방선거 ‘심판’ 프레임을 희석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경제·재정 악화와 민생 위기 프레임에 대해, 오 지사의 신년사가 얼마나 도민들의 체감과 맞닿을 수 있을지는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오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 자리에서 재선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임기를 다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적 결정을 언급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설 전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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