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만에 고향으로…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 7구 신원 확인·봉환

행방불명됐던 제주4·3희생자 유해 7구가 70여 년 만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3일 오후 3시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하고, 신원확인 희생자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계했다.

이번 행사는 대전 골령골과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발굴된 도외 행방불명 4·3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유해를 제주로 봉환하고, 제주공항에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유해와 함께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봉환식 및 보고회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장동수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도외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된 5명과 도내에서 행방불명된 2명 등 총 7명이다. 대전 골령골 발굴유해 3구(김사림·양달효·강두남), 경산 코발트광산 발굴유해 2구(임태훈·송두선), 제주공항 발굴유해 2구(송태우·강인경)다.

도외 지역에서 발굴된 4·3희생자 유해를 제주로 봉환한 것은 2023년 고(故) 김한홍 씨(대전), 2024년 고(故) 양천종 씨(광주)에 이어 세 번째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가족 없이 타지에서 70여 년간 잠들어 있던 희생자 5명의 유해를 고향 제주로 모시기 위해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유족 대표 등 22명으로 유해인수단을 구성했다. 인수단은 지난 2일 세종시 추모의집에서 행정안전부로부터 유해를 인계받고 세종은하수공원에서 화장한 뒤, 3일 오후 2시께 항공편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제주공항에서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유해를 영접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보고회는 조소희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신원확인 결과를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됐으며, 신원이 확인된 유해 7위가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유가족들은 되찾은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유해에 달고 헌화·분향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오영훈 지사는 추도사에서 “이번 신원확인은 경산 코발트광산 발굴유해 가운데 최초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라며 “오랜 세월 이름 없이 잠들어야 했던 일곱 분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세월을 견뎌온 유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확인의 열쇠는 방계 8촌까지 가능한 유족 채혈 참여”라며 “제주도는 단 한 분의 희생자라도 끝까지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주4·3평화재단과 함께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보고회에서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둔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고(故) 송두선 씨 손자 강준호 씨는 “너무 늦었지만 이름을 되찾게 되어 다행이다. 하르방 고향에 왔수다, 펜안햅써”라고 말했다. 고(故) 임태훈 씨 딸 임진옥 씨는 “얼굴도 모르지만 목놓아 불러보고 싶은 아버지”라며 “제가 살아있을 때 시신이라도 모시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신원확인은 직계 유족뿐 아니라 방계 유족의 채혈 참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사림·임태훈 씨는 조카의 채혈이, 강두남·강인경·양달효·송두선·송태우 씨는 손자·외손자의 채혈이 신원확인에 큰 기여를 했다.

제주도는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해 직계와 방계를 아우르는 8촌까지의 가족 단위 채혈 참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발굴된 유해 426구 가운데 총 15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 중 도내 발굴유해는 147명, 도외 발굴유해는 7명이다.

제주도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국방부와 협업해 도외 발굴유해 유전자 정보 공유를 통한 공동 신원확인 사업을 추진 중이며,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과거사정리법’을 토대로 제3기 진실·화해위원회 출범 이후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유가족 채혈은 제주한라병원(월~금 오후 1시~4시30분)과 서귀포열린병원(월~금 오전 9시~오후 5시)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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