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거개입] ② 선관위 조사받으며 사장 도전…제주개발공사 오영훈 도정 ‘시한폭탄’ 되나

백경훈 사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는 송형관 기획이사(왼쪽)

제주의 최대 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의 차기 사장 인선을 둘러싸고 초유의 법적·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후보 지지 메시지를 살포 해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오른 송형관 상임이사가 사장 공모에 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영훈 도정의 인사 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

▲ “오영훈 선택해 달라” 메시지 살포…조사 대상자가 사장 자리 도전

본지 취재 결과,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 조사가 시작된 송형관 기획이사가 개발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한 2명의 후보 중 한 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송 이사는 이달 초 여론조사 대응 지침이 담긴 이미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살포하며 “오영훈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한 인물이다. (관련기사 : 제주개발공사 임원 ‘불법선거운동’ 의혹…”오영훈 선택해 달라” 메시지 살포)

송 이사는 당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과정에서 잘못 전송된 것”이라며 전송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친구들에게도 보냈다”고 밝혀 상근 임원으로서 금지된 선거운동을 수행했음을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기관 고발까지 검토될 수 있는 신분의 인사가 공사 최고 경영자 자리를 노리는 상황을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이유다.

▲ 빼박 보은인사?… 임명 강행 시 후폭풍 불가피

송 이사를 포함해 2명의 지원자가 서류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실상 공사 임추위는 두 후보를 인사권자인 오영훈 지사에게 추천하게 된다. 때문에 오 지사가 송 이사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정면충돌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도의회 안팎에서는 후보자의 준법성과 도덕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당혹스럽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송 이사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제주대학교 학생회장 출신인 ‘용암회’ 회장으로서 오 지사의 당선을 도왔던 핵심 측근이었다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 사장 취임 후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당연 퇴직’ 사유가 된다는 점도 피할 수 없는 리스크다.

▲ 민주당 경선판 흔드는 악재… 인사권자 교감설 없었나

뿐만 아니라 이번 사안은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 과정에서도 메가톤급 악재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장 공모 시기와 메시지 살포 시점이 겹친다는 점에서,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 의혹이 경선 내내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송 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장 공모 지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조사를 받는 신분으로 응모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답하기 곤란하고 난처하다”며 회피했다. 특히 그는 ‘기사를 천천히 써달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장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모습까지 내비쳤다. 제주신문과 CBS 기자, 제주CBS 선임기자와 보도제작국장을 거친 정통 언론인 출신이 공적인 책임감보다는 개인의 안위를 우선시하며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운 대목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사장 임명을 앞둔 임원이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배경에는 인사권자와의 모종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선관위의 조사 결과와 오 지사의 최종 선택에 제주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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