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가 왜 ‘소각로’ 아닌 ‘매립장’에 묻혔나

제주도정 근시안적 환경정책 드러나…“총력 기울이지 않으면 피해는 도민 몫”

서귀포시 표선매립장에 버려진 가연성 쓰레기 <제공=제주환경운동연합>

소각해야 할 서귀포시 지역 생활 쓰레기가 매립장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제주시에 있는 광역 소각장 등의 시설 용량이 포화됐기 때문인데, 매립장의 조기 만적은 물론 침출수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어 행정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27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김민선, 문상빈)에 따르면 지난 달 말부터 서귀포시 읍면매립장 3개소(남원·표선·성산)에 소각장으로 반입되어야 할 상당량의 가연성 생활쓰레기가 매립되고 있다. 읍면매립장 생활쓰레기 처리에 대해 서귀포시는 제주시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소각장과 압축쓰레기 생산시설이 포화되면서 서귀포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반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고 단체는 전했다.

읍면매립장으로 버려지는 생활쓰레기는 하루 10~20톤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본격적인 관광성수기가 시작되면 매립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환경운동연합은 내다보고 있다. 단체는 “이들 매립장이 불가피하게 조기에 포화돼 사용연한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예상 만적시기는 성산의 경우 빠르면 8월, 남원과 표선은 내년 4~5월 포화의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성산매립장의 잔여량은 1,126톤이며, 남원과 표선은 각각 7,243톤과 6,721톤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단체는 “3곳의 읍면매립장을 조사한 결과 상당량의 음식물쓰레기가 섞여서 배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심각한 악취와 침출수 문제 등이 발생해 매립장 주변의 환경오염으로 이어 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원매립장에 고인 침출수와 붉은색으로 오염된 토양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서귀포시 남원 매립장에서 흘러 나온 침출수 <제공=제주환경운동연합>

서귀포시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매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악취 등의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쓰레기를 매립할 때 사용하는 복토를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환경운동연합은 막대한 토사 이용으로 매립장은 더욱 빨리 포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단체는 “서귀포시가 폐기물 관리 조례 시행규칙을 들며 불가피한 경우 가연성쓰레기의 매립장 반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문제는 결국 제주도의 생활쓰레기 처리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생활쓰레기 문제 해결의 방안을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부 읍면동 지역에 도입하지 않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과 ▲관광사업체의 생활쓰레기 처리 수수료 인상, ▲특단의 1회용품 제한 방안 마련, ▲광역 단위 재활용 시설 현대화와 용량 증설 등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제품의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과 홍보방안, ▲도내 재활용 산업과 업사이클링 산업을 키워내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지원, ▲적극적인 환경교육과 ▲환경보전 관리정책의 강화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금 당장 문제해결을 위해 제주도정이 총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며 “도의회 역시 제주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민의가 적극적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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