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제주 헬스케어타운 정상화?…中 녹지 “나머지 사업비는 대출 받겠다”

도-JDC-녹지 3자 회의 불구, 영리병원 소송 및 직원 해고 논의 함구

2년째 중단된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공사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 자본의 직접투자 방식이 아닌 국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나머지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JDC는 공사 재개를 통해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의 정상화, 나아가 영리병원 문제의 해결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JDC는 지난 달 28일 제주도와 녹지그룹 관계자 등이 함께 하는 3자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제주도청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안동우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양기철 관광국장 등 제주도 관계자와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의 구샤팡 사장 등이 함께 했다.

JDC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사업자인 녹지 측은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와 사업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3개 시공사(한화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에 미지급 대금 1000억원 가운데 297억원을 우선 상환했고, 나머지 680억원 가량을 다음달까지 해결할 계획임을 밝혔다는 것이다. JDC 관계자는 “녹지 측이 2년 전 중국정부의 부동산 자금 해외반출 억제 정책으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다른 해외사업장의 자금 사정이 호전되며 여유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구샤팡 사장은 “녹지그룹은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에 1조130억 투자를 계획해 지금까지 6791억원을 투자했다. 첫 해외프로젝트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사업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자의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사업 정상화에는 난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투입해야 할 사업 자금이 자그마치 17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당장 해외의 다른 사업장 자금 사정이 나아져 미지급 공사비 문제를 해결했다고는 하나, 중국 당국의 외화반출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잔여 사업 마무리가 수월하겠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녹지측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 추진 계획을 밝히며 제주도와 JDC의 지원을 요청했다. PF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증 없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출처: 다음 백과사전)’을 말한다. 담보와 보증 없이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원금과 이자 상환 능력을 따져 돈을 빌려주는 대출 방식인 셈이다. 쉽게 말해 녹지 측이 헬스케어타운 사업을 자신들의 자본이 아니라 국내 금융권을 이용한 대출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사실 PF 방식의 사업자금 조달은 JDC 입장에서도 낯설지 않다. 말레이시아 자본이 추진하려 했던 예래휴양단지 조성사업 역시 사업자인 버자야제주리조트(BJR) 측이 자금 조달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손을 댔던 방식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9월 BJR이 1070억원의 PF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JDC는 ‘부동산 매매 예약’(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경우 JDC가 채권단에 돈을 대신 갚고, 사업부지를 BJR로부터 양도받는 계약) 방식으로 사실상의 보증에 나선바 있다. 부동산 매매 예약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기 힘들지만, 2015년 대법원이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이 원천 무효라고 확정 판결하면서 사실상 독박(?)을 뒤집어 쓴 기억이 선명한 JDC다. 버자야측은 현재 JDC와 제주도를 상대로 수천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 취소 이후 줄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권으로부터 원활한(?) 대출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JDC 관계자는 “녹지국제병원은 전체 헬스케어타운 사업에서 10% 정도에 불과한 규모다. 상가와 호텔, 콘도 등 나머지 90%라도 살려야 한다는 사업자와 JDC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서도 이미 7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만큼, 영리병원 소송을 이유로 나머지 사업을 멈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녹지 측의 사업 재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3자 회의는 ‘반쪽’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외국인 전용 영리병원의 조건부 인허가 문제에 대한 행정소송 취하 문제라든가 앞으로의 추진 방향, 최근 알려진 임직원들의 일괄 해고 사태에 대한 문제는 일절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17일자로 사실상 폐업한 녹지국제병원은 개원을 앞두고 채용한 직원 50명을 일괄 해고한 바 있다. 앞서 채용했던 의료진 역시 병원 개원이 차일피일 늦어지며 모두 빠져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최초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비록 헬스케어타운 전체 사업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지는 몰라도, 현실적으로 상징성을 갖춘 병원의 개원 없이 사업의 정상화를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전체 사업장에 대한 녹지 측의 의지는 녹지국제병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녹지 측이 대출을 받으면서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마냥 순수하게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상 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법정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겠다는 것은 물론, 사업의 마무리를 자국의 자본이 아닌 ‘한국 자본을 이용함으로써’ 사업운영과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포석으로 읽어야 하지 않나 싶다.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예래의 저주’가 되풀이 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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