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빛바랜 창립 23주년…조직은 ‘콩가루’ 곳간은 ‘텅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15일 창립 23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안팎의 시선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기념식은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였지만, 조직의 내홍과 재정 악화, 사업 실패 후폭풍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했다.

이날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양영철 이사장은 “지금의 JDC가 외부 평가와 내부 어려움 속에서도 중대한 전환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사를 둘러싼 내외의 싸늘한 시선이 이어지면서 현장의 표정은 무겁고,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는 깊은 피로감이 드리워져 있었다.

실제로 JDC는 최근 몇 년간 연이은 사업 실패와 재정 부담으로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판결로 개발이 무산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수천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 위기를 피했지만 토지주 보상과 사업 재개에 대한 부담에 직면해 있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역시 민간사업자 탈퇴 이후 JDC가 자산을 떠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직에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캐시 카우 역할을 했던 JDC 내국인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곳간은 텅 비어가고 있는데, 조직이 외형만 유지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조직 내부의 혼란도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양영철 이사장의 임기는 3월 말로 종료됐음에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직 내외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대규모 ‘알박기 인사’가 단행되기도 했다. 명확한 경영 책임 체계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인사 재배치와 조직 정원 확대 등 주요 사안이 사실상 권한 공백 상태에서 다뤄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급기야 제주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JDC를 국가공기업에서 제주도 산하 공기업으로 이관해달라는 대선 공약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지역 시민사회는 “책임지지 않는 공공기관, 주민 위에 군림하는 개발독점기구”라고 JDC를 성토했다.

이날 양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헬스케어타운 자산 인수와 재정비, 항공우주박물관 민간투자 유치 검토 등 남은 현안에 대한 실천 방침을 밝혔다”며, 조직 정비를 통한 미래 사업 구상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반복되어온 공허한 수사에 가깝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항공우주박물관 매각 추진도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한 채 표류 중이고, 영어교육도시 이후 후속 교육사업은 사실상 멈춘 상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JDC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첨단과학기술단지 착공, 예래지구 토지보상률 70% 돌파, 글로벌 교육기업 코그니타(Cognita)와 계약 체결을 통한 민간 이전 성사 등 일부 현안이 원만히 해결됐다고 자평했지만, 이는 ‘성과 부풀리기’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23주년을 맞은 JDC가 진정한 변화를 말하려면, 먼저 묻고 들어야 할 것은 도민의 신뢰와 리더십의 회복이다. 조직의 혁신과 사업의 재정립이 단지 보고서 한 장으로 이뤄지지 않음을 지난 20년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외형적 기념보다 절실한 것은, 이 기업이 과연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일 것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