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면 판을 깔지 않는다?…버스완전공영제 숙의형 정책개발 기각에 반발

버스 완전공영제 도입을 위한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가 결국 기각되며, 제주도 숙의민주주의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다시 불거질 모양새다. 제주버스공영화추진시민연대는 12일 성명을 통해 “도정이 불편한 의제에 대해서는 공론장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제주특별자치도숙의형정책개발청구심의회는 지난 9일 982명의 시민이 청구한 ‘버스 공영제 공론화’를 부결한 바 있다. 사실상 담당 부서인 대중교통과가 청구를 반려한 단계에서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 시민연대의 시각이다. 시민연대는 “도정이 추진하는 정책에는 형식적인 원탁회의까지 예산을 들여 추진하면서도, 시민 자필 청구는 헌신짝처럼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심의회는 행정부지사가 의장을 맡고 위원 구성 역시 제주도가 주도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지사의 정책 기조와 상충되는 의제는 통과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실제로 2023년 ‘들불축제 존폐’ 청구건만 유일하게 숙의과정을 거쳤고, 이후 영리병원, 탐라대 부지, 버스 공영제 등 청구들은 모두 각하 또는 기각됐다.

시민연대는 “도정의 입맛에 따라 열리는 공론장은 숙의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조례 자체가 무력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례를 넘어서는 시행규칙을 통해 담당부서가 임의적으로 반려 권한을 행사하는 점도 제도적 개혁이 필요한 지점으로 꼽았다.

한편 현재 제주도 버스운송 수입 대비 재정지원 비율은 75%에 달하지만, 서비스 만족도와 수송분담률은 제자리다. 이에 대해 시민연대는 “민간회사에 공공예산을 퍼붓는 구조 속에서 도덕적 해이를 방치하는 현실을 공영제가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정의 저지에도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는 시민연대는 조례 개정과 함께 도정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완전공영제를 향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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