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럴줄…” 한진 지하수 증산 조건부 승인…도민 반발 속 제주도의회로 공 넘어가

제주도가 한진그룹 산하 한국공항㈜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 신청을 조건부로 수용하면서 지역사회 내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제주도 통합물관리위원회 지하수관리분과위원회는 지난 21일 회의를 통해 현행 월 3천톤서 4천5백톤으로 증량하는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최종 승인은 제주도의회의 동의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심의는 법적 요건, 적정 취수량, 영향 범위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제주도는 설명했지만, 도민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오영훈 도정이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대기업에 넘겨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원칙을 훼손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이번 심의 과정이 제주도에 유리하게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위원 9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제주도청 실·국장이며, 위촉직 위원 역시 제주도의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또한 제주도가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의 취수 허가량이 제주개발공사보다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한 부분에 대해서도 “한진이 법정 다툼에서도 반복해온 주장을 제주도가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라며, 지하수 공수 관리 원칙의 후퇴를 성토했다.

한편 제주도는 “해당 지역의 지하수 여유량이 충분하며, 사무실 사용량 월 100톤을 감량해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시민사회는 이를 생색내기 수준으로 평가했다. 기내 공급이 부족하다면 기존 시중 판매 물량을 조절하거나 제주개발공사에서 삼다수를 공급받는 방식으로도 해결 가능하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번 조건부 승인에 따라 최종 결정은 제주도의회의 손에 달렸다.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관리 조례’ 제7조 제4항에 따르면, 지하수 증산 등 주요 사항은 도의회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해당 조항을 근거로 시민사회는 도의회가 도민의 뜻을 반영해 증산 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재 도의회는 한진의 지하수 증산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조만간 열리는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영훈 도정이 민감한 수자원 정책에서 대기업과의 갈등 회피를 택한 가운데, 공을 건네받은 도의회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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