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현승준 교사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관하는 공식 추모식과 유가족 및 교원단체가 주관하는 추모문화제가 같은 날 각각 따로 열리게 되면서 ‘반쪽 추모제’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 측은 교육청이 유족의 의사를 무시한 채 보여주기식 행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권한대행 최은희)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제주 중학교 교사 1주기 추모식’을 도교육청 주관으로 엄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또한, 20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교육청 별관 앞에 별도의 추모 공간(분향소)을 마련해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추모 공간 운영 시간은 20일과 21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22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교직단체와 소통하며 이번 추모식의 취지와 운영 방향 등을 공유해 왔으며, 이번 추모식이 제주교육공동체가 화합하는 분위기 속에서 함께 고인을 기억하며 애도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가족과 교원단체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새로운학교제주네트워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제주모임, 교사유가족협의회 故 현승준선생님 유가족 일동은 18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제주도교육청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유가족이 특정 단체의 참여나 교육청 주관 행사에 대해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수차례 분명히 밝혔음에도, 교육청이 유족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여주기식’ 별도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에 따르면 당초 유가족과 4개 교원단체는 도교육청 별관 앞 주차장에서 고인을 기억하는 추모문화제를 개최하려고 준비해왔다. 그러나 교육청은 기존 준비 단체 외에 다른 교원단체들도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유가족에게 제안했고, 유가족이 이에 대해 깊은 상처를 이유로 특정 단체와 함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자 ‘6개 교원단체 공동 진행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과 교원단체 등은 교육청이 장소와 물품 제공을 빌미로 행사 주도권을 확보해 추모제를 행정 실적으로 전락시키려 한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유족 측은 교육청 주관 추모제에 유가족의 동의 없는 영정 사진 및 화환 사용을 금하라고 요구했다. 유가족의 동의 없이 고인의 영정 사진을 모시거나 화환을 배치해 마치 유가족이 함께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행위를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유가족과 4개 단체는 교육청 행사와 별개로 오는 22일 오후 7시 제주도교육청 정문 앞 도로에서 ‘故 현승준 선생님 추모문화제’를 독자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