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지역 정치권이 본 오영훈 ‘하위 20%’… “정치적 학살? 또는 자업자득?”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광역단체장 평가 ‘하위 20%’ 공개 이후 제주 정가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도정의 파트너인 제주도의회 내부에서도 오 지사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본지가 여야 소속 복수의 도의원을 대상으로 긴급 의견을 청취한 결과, 이번 결과에 대해 ‘중앙당 정무 라인과의 불화’ 및 ‘행정적 지표 부실’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하위 20% 이유는?… “비상계엄 당일 실책과 정청래 라인과 대립”

도의원들이 꼽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12.3 비상계엄 당일의 행적’이다. A의원과 B의원은 “계엄 당일 청사 폐쇄와 3시간 잠적은 민주당 광역단체장 중 가장 두드러진 실책”이라며, 이것이 당 정체성 평가에서 치명타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둘째는 ‘정무적 고립’이다. C의원과 D의원은 “정청래 당대표 체제에서 오 지사가 역학 관계에서 밀렸다”며, 과거 이낙연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 등이 정무적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셋째는 객관적 지표의 하락이다. E의원과 F의원은 “다른 지자체장에 비해 도정 수행 평가의 하락 폭이 유독 컸다”며 민심의 이반이 기록으로 증명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도식화된 이미지
■ 오 지사 탈당 가능성은?… “무모한 도박” vs “조건부 가능성

오 지사의 일축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C, D, E, F의원은 탈당 가능성을 0~10%로 낮게 잡으며 “탈당은 곧 정치적 죽음이자 본인의 조직까지 배신하는 행위”라며 선을 그었다. 무소속으로 나가는 순간 오 지사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냉정한 진단인 셈이다.

반면, A의원과 B의원은 50% 이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B의원은 ‘문대림 변수’를 지목했다. “만약 중앙당 공관위가 문대림 의원의 탈당 감산을 면제해주는 특혜를 준다면, 오 지사는 이를 정치적 학살로 규정하고 탈당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문대림, 위성곤 국회의원, 오영훈 도지사
■ 위성곤과 연대? 문대림 사면이 가져올 폭발력

추가 코멘트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시나리오들이 쏟아졌다. A의원과 F의원은 오 지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위성곤 의원과의 ‘전략적 연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대림 의원의 독주를 막기 위해 위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며 후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무엇보다 도의원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문대림 의원의 감점 소명 여부다. F의원은 “문 의원의 감점은 대체로 소명될 것으로 예상되며, 3월 초 출마 선언 이전에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D의원은 “문 의원의 감점이 반영되지 않는 순간 오 지사 지지자들은 폭발할 것”이라며, 이미 SNS상에서 시작된 두 후보 지지자 간의 설전이 경선 이후의 원팀 가능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3월 7일 이전까지 ‘정치적’ 정리가 될까?

결국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오 지사의 이의신청 결과와 문 의원의 감점 소명 여부가 맞물리며 폭발적인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도의원들의 시각을 종합하면, 오 지사는 현재 당내 투쟁을 통한 명분 회복과 위성곤과의 연대라는 두 갈래 길에 서 있는 셈이다. ‘탈당은 정치적 죽음’이라는 경고와 ‘불공정하면 나갈 수밖에 없다’는 분노 사이에서 오영훈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제주 정가의 시계는 문대림 의원의 출마 선언이 예고된 3월 초를 향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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